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되며 코로나19 국내 발병 651일 만에 방역 대응이 전환점을 맞았다. 기대 심리에 비해 객관적 전망은 여전히 물음표투성이다. 현 추이가 지속될 경우 얼마 안 가 단계적 일상회복을 멈춰야 할지 모른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1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2061명 늘어 누적 36만4700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28일 이후 나흘째 2000명대 신규 확진이 이어졌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전주 대비 34%가량 늘었다.
특히 고위험군이 이용하는 감염취약시설에서 확진이 잇따랐다. 경기도 안양의 병원, 전남 고흥의 주간보호센터, 경남 거제 요양병원 등지에서 새 집단감염이 보고됐다. 이날 기준 최근 2주간 나온 확진자 중 4.7%가 병원·요양병원 등지에서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 달 전인 9월 30일엔 이 비율이 1.1%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위드 코로나’발(發) 5차 유행은 1~4차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고강도 방역 조치라는 ‘가드’를 내리고 맞는 첫 유행이기 때문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최근 토론회에서 “최대 하루 확진자 2만5000명, 중환자 3000명 수준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준비 부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재택치료가 대표적이다. 이날 기준 전국의 재택치료 대상자 2658명 중 96.9%인 2576명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치료를 확대한다는 계획에 비춰 과도하게 편중돼 있다. 더욱이 광주, 세종, 울산 및 제주도에는 재택치료자를 관리할 의료기관이 단 한 곳도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의료전달체계 전반으로 범위를 넓히면 갈 길은 더 멀다. 동네 의원과 종합병원 등이 코로나19 진료에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구체적 로드맵은 지난 29일 나온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에서 빠져 있다. 대신 명확한 기한 설정도 없는 ‘중장기 방향’으로 다뤄졌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겨울이 시행착오의 시간이 될까 우려스럽다”며 “중장기 대책을 중단기 계획으로 바꿔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 외에 뾰족한 방역 대응책도 보이지 않는다. 이마저도 세부 내용은 확정 짓지 못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 완화를 보완하려면 위생수칙을 더 철저히 지켜야 한다”며 “간접 척도인 호흡기 감염병 발생률이 지난해보다 대부분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6주 뒤에 예정대로 2단계로 이행하긴 어려워 보인다”고도 진단했다.
특히 정부는 ‘핼러윈 데이’와 방역 완화 영향이 겹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1일부터 식당·카페는 24시간 영업이 가능하고 사적모임 인원도 늘어난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은 “(핼러윈과 관련해) 방역 수칙을 위반한 외국인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