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지구 온도상승 1.5도 이내 억제”… 文 “한국이 모범될 것”

입력 2021-11-01 04:02
문재인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누볼라 컨벤션 양자회담장에서 열린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0~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후환경 대응 분야에서 한국이 국제사회의 모범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G20 정상들은 회의 결과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G20 회원국들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코뮤니케)에 합의했다. 지구 평균온도를 2도 이내로 제한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합의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G20 국가들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문 대통령도 31일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2세션(기후 대응 및 환경)에 참석해 “노벨 위원회는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기후변화의 원인을 밝혀낸 과학자들을 선정했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 협의체(IPCC)도 더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며 탄소중립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2050년까지 우리에게 30년이 주어져 있지만 첫 10년이 중요하다”며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우리가 어떻게 실천하느냐가 2050 탄소중립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구의 생명력과 강한 회복력을 믿는다. 인류가 코로나로 활동을 줄이자 기후위기 시계의 데드라인이 늘어난 것이 그 증거”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어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선 ‘탄소중립 기술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국은 향후 10년간 탄소중립 기술 상용화와 수소 공급망 확보를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전날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NDC 상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1세션(국제경제 및 보건) 연설에서 백신이 부족한 국가들에 한국이 도움을 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백신 접종을 늦게 시작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접종 완료율을 기록했고, 이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시작하려 한다”며 “그 경험을 모든 나라와 적극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나라별로 코로나 백신 접종의 격차가 매우 크다”며 “자국의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뿐 아니라 모든 나라의 백신 접종률을 함께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백신의 공평한 보급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코백스(개도국 백신공유 프로그램) 2억 달러 공여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백신 부족 국가에 대한 직접 지원도 계속할 것”이라며 “글로벌 백신 제조 허브로서 생산능력을 더욱 늘리고 새로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급망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 참석을 끝으로 로마 일정을 마무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한 물류대란 해소를 모색하기 위해 회의를 마련했다.

로마=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