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최종라운드에서 4골을 폭발시킨 FC안양이 2위를 수성하며 구단 새 역사를 썼다. 2위 탈환을 노리던 대전 하나시티즌은 경남FC에 일격을 당하며 3위로 준플레이오프(준PO)에 나선다.
안양은 3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와 K리그2 최종라운드에서 4대 1 대승을 거뒀다. 안양은 2위를 지켜내며 대전의 추격을 따돌리고 승격 PO에 직행했다. 2위는 안양 구단 역대 최고 성적으로, 직전 최고 성적은 2019시즌 3위다.
안양은 이날 부천 강의빈이 전반 35분과 39분 잇따라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면서 ‘2위 수성’에 청신호를 밝혔다. 수적 우세를 점한 안양은 후반부터 부천의 골문을 계속 두드렸지만 쉽게 열리지 않았다. 후반 11분에는 상대 수비 헤딩볼을 김경중이 그림 같은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우형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안양은 굳게 닫힌 부천의 골문을 열기 위해 후반 18분 수비 닐손주니어를 빼고 미드필더 홍창범을 투입하며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홍창범은 교체 5분 만에 페널티박스 바깥 지역에서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기대에 부응했다.
한 번 열린 골문은 닫힐 줄 몰랐다.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받던 아코스티가 후반 25분 상대 페널티박스 수비 밀집지역에서 홍창범과 리턴패스를 주고받은 뒤 왼발슛으로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4분 뒤에는 김경중이, 다시 3분 뒤에는 아코스티가 추가골을 넣으며 4-0으로 앞서갔다. 이후 1골을 내주며 4대 1로 경기를 마감했다.
홍창범은 경기 후 “목표로 했던 2위를 차지해 기쁘다”며 “여기(승격 PO)까지 온 이상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죽을 각오로 뛰어서 승격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대전은 이날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FC와 경기에서 일격을 당하며 0대 1로 패배했다. 대전은 지난 라운드에서 안양을 3대 1로 격파해 승점 1점 차로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아쉽게 3위에 머물렀다.
이날 K리그2 최종라운드의 관전 포인트는 안양과 대전의 2위 싸움이었다. 다음 시즌 1부리그 직행인 1위는 김천 상무가 일찍이 확정했고, 전남 드래곤즈도 4위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2위 싸움이 중요한 이유는 K리그2 PO의 독특한 규정 때문이다. 우선 정규리그 3·4위는 준PO를 갖는다. 이때 3위는 홈경기를 치르고 비기기만 해도 PO에 오른다. PO에선 2위팀이 같은 방식으로 홈에서 경기를 치르고, 비기기만 해도 K리그1 11위와 승강 PO에 진출한다. 즉 2위팀이 3위팀보다 체력 및 규정상 이점이 많다.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 2위인 수원FC가 승격에 성공했다.
3위 대전은 오는 3일 홈에서 4위 전남과 준PO 1차전을 치른다. 홈경기지만 체력에서 상대적으로 열세다. 일찌감치 K리그2 4위로 결정된 전남은 31일 안산 그리너스와 마지막 경기에서 주전 대부분에게 휴식을 주며 사흘 뒤의 준PO에 대비했다. 2위 싸움을 위해 마지막까지 주전을 총출동한 2·3위팀에 비해 체력에서 우위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전남의 상승세도 부담스럽다. 전남은 지난 28일 FA컵 준결승에서 우승후보 울산 현대에 2대 1로 깜짝 승리하며 ‘2부의 반란’을 일으켰다. 우승했던 2007년 이후 14년 만의 FA컵 결승 진출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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