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라니냐’가 발생해 평년에 비해 추운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위도 ‘남위 5도부터 북위 5도’, 경도 ‘서경 170~120도’)에서 관측된 해수면 온도는 25.6도로 평년 대비 1.1도까지 떨어진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라니냐가 발생할 수 있는 조건이라는 것이다. 지난 10월 세계기상기구(WMO)는 9월 기준 한국의 겨울철(12월~내년 2월)에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을 60%로 내다봤다.
라니냐는 동태평양 적도 지역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뜻한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전 세계 곳곳에서는 홍수나 가뭄 등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나는데,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는 혹독한 한파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수면 온도가 떨어진 것을 월평균으로 따져보면 한 달(9월 23일~10월 23일) 동안 평년보다 0.7~0.8도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니냐가 절정에 이르면 한반도는 북쪽 대륙에서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고기압의 영향을 더 강하게 받는다. 한기를 몰고 내려오는 북풍의 통로가 되기 때문에 한파가 닥치는 것이다. 지난해 8월에도 라니냐가 발생했다가 올해 5월에서야 종료됐다. 지난겨울은 서울의 최저기온이 영하 18.6도(지난 1월 기준)로 떨어지는 등 35년 만의 한파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라니냐가 발생하더라도 꼭 겨울이 춥다는 것은 아니다. 한파는 북극 얼음의 양이나 음의 북극진동(찬 공기 소용돌이)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