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KT 위즈가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KT는 1986년 이후 35년 만에 펼쳐진 타이브레이커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꺾었다. KBO리그는 1일부터 포스트시즌에 돌입한다.
KT는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에서 삼성에 1대 0으로 승리했다. 두 팀은 정규리그 144경기를 모두 치른 상황에서 나란히 76승 9무 59패를 기록해 1위를 가리지 못했고, 2019년 신설된 규정에 따라 1위 결정전을 갖게 됐다. 이날 경기는 9분 만에 표가 매진되는 등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경기 초반은 투수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양 팀의 에이스인 윌리엄 쿠에바스(KT)와 원태인(삼성)은 초반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0의 균형이 깨진 건 6회였다. KT는 5회까지 피안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무실점 호투한 원태인을 상대로 1점을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유격수 오선진의 송구 실책이 뼈아팠다. 내야안타를 치고 나간 심우준은 오선진의 1루 송구가 빗나간 틈을 타 2루에 안착했다. 조용호의 땅볼로 3루까지 간 심우준은 강백호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삼성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삼성은 7회 말 선두타자 구자욱이 볼넷으로 진루한 뒤, 오재일의 뜬 공을 우익수 제라드 호잉이 놓치면서 기회를 잡았다. 2루를 노린 오재일이 포스 아웃됐지만, 구자욱은 3루에 안착했다. 삼성은 이어진 1사 1·3루 기회에서 강민호와 이원석이 내야 뜬공과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추격에 실패했다. 삼성은 8회에 김지찬이 안타로 출루하면서 만든 2사 2루에서도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
이틀 휴식 후 선발 등판한 쿠에바스는 7이닝 동안 안타를 1개만 허용하는 무실점 괴력투를 선보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원태인은 6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비자책)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배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KT는 창단 후 7시즌 만에 처음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첫 한국시리즈 티켓 획득에도 성공했다. KT는 지난해 3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했으나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다.
35년 만에 순위 결정전 경기가 열리는 등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인 KBO리그는 1일부터 포스트시즌 일정에 돌입한다. 포스트시즌에선 이날 1위가 확정된 KT를 비롯해 삼성,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가 우승 반지에 도전한다. 포스트시즌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순으로 열린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정규리그 4위 두산과 5위 키움이 만난다. 막판 3연승으로 기적처럼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키움은 기세를 타고 두산에 도전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 팀이 1승을 안고 시작하는 만큼 두산에게 유리할 전망이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이후 2차전까지 진행된 것도 단 한 차례(2016년)에 불과하다. 두산은 역대 포스트시즌 대결에서 키움을 압도했지만, 이번 시즌 전적에선 키움이 8승 1무 7패로 두산에 살짝 앞선다. 두산과 키움의 경기는 1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두산은 곽빈을, 키움은 안우진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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