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예술, 좌표를 다시 생각해야할 때”

입력 2021-11-01 04:04

동시대 예술의 국제적 흐름을 보여주는 현대예술 축제 ‘옵/신 페스티벌’이 지난 29일 개막했다. 12월 5일까지 열리는 옵/신 페스티벌은 무용, 퍼포먼스, 영상, 설치, 테크놀로지 등 다방면의 예술 영역에서 활동하는 10개국 예술가의 작품 25편을 대학로 예술극장, 문화비축기지 등에서 선보인다.

옵/신 페스티벌 김성희(사진) 예술감독은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옵/신 스페이스(서촌공간 서로)에서 인터뷰를 갖고 “오늘날 예술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예술의 좌표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축제의 배경을 설명했다.

옵/신 페스티벌은 한국 등 아시아 동시대 예술을 발굴하고 제작하는 데 힘을 쏟는다. 김 감독은 “한국 예술계가 뿌리 깊은 장르주의에 갇혀 국제 예술계의 변화와 동떨어져 있었는데 최근 들어 전위적인 젊은 한국 작가들이 등장해 국제 현대예술 현장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옵/신 페스티벌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까지 제작해 국제무대에 내보내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페스티벌의 이름은 김 감독이 2011년부터 발행하는 잡지 ‘옵/신’(Ob/Scene)에서 가져왔다. 옵/신은 ‘장(scene)으로부터 벗어나다(ob)’의 의미다. 김 감독은 “우리가 다루는 작품들이 어렵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어려운 게 아니라 친숙하지 않은 것”이라며 “오늘은 낯설어도 시간이 지나면 주류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축제가 있지만 하나 정도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고 싶은 예술가와 호기심 많은 관객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국제현대무용제(MODAFE) 프로그램 디렉터를 거쳐 2007년 국제다원예술축제 페스티벌 봄을 창설해 2013년까지 예술감독으로 활약했다. 2013~16년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초대 예술감독 등을 역임하며 다원성을 특징으로 하는 현대예술이 한국에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