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삶과 가르침은 한국교회에 깊은 인상을 남겼고 여전히 한국 감리교 신앙의 아버지로 기억되고 있다. 아펜젤러 목사의 위대하고 희생적이었던 삶을 기리고자 한국의 감리교인들이 이곳 가족 묘지에 정성과 뜻을 모아 기념비를 세운다.”
최근 이런 문구가 새겨진 기념비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수더튼에 세워졌다. 기념비는 비석에 새겨진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미국 감리교 선교사인 헨리 아펜젤러(1858~1902)의 삶을 기리기 위해 제작됐다. 수더튼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아펜젤러는 1885년 인천 제물포항을 통해 조선에 들어와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렸다.
31일 미국 베다니 한인연합감리교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충청연회에 따르면 수더튼에서는 3일(현지시간) ‘아펜젤러 선교사 순직 120주년 기념비 제막식’이 열린다. 제막식은 한국 기독교인들이 아펜젤러의 고향에서 여는 최초의 공식 행사로, 아펜젤러의 후손과 이철 기감 감독회장 등 한국 감리교회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베다니 한인연합감리교회와 기감 충청연회는 “참석자들은 이번 행사에서 한국 감리교회와 조선의 근대화를 위해 헌신한 아펜젤러 선교사의 섬김과 희생을 되새길 것”이라고 전했다.
기념비 제작비는 기감 충청연회에서 부담했다. 충청연회 감독인 유명권 목사는 “미국인에게 아펜젤러는 자국이 배출한 많은 선교사 중 한 명에 불과하겠지만, 한국인에게 그는 최초의 감리교 선교사”라며 “우리는 아펜젤러의 많은 업적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문 초안은 박대성 베다니 한인연합감리교회 목사가 썼다. 박 목사는 기념비 제작과 설치 등 실무도 도맡았다고 한다. 그는 “기념비 제막식이 한국교회에 아펜젤러의 헌신적인 삶을 알리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