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금관문화훈장… 대중문화 분야 여성 1호

입력 2021-10-29 04:03
영화배우 윤여정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설립된 아카데미영화박물관 오픈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상을 받은 영화배우 윤여정(74)에게 금관문화훈장이 수여됐다. 대중문화 분야에서 문화훈장 최고 등급인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것은 영화감독 외에 윤여정이 처음이다. 이 분야 여성 예술인으로서도 첫 수상이다. 지금까지 금관문화훈장이 수여된 대중문화 예술인은 고 신상옥, 고 유현목, 임권택 등 남성 영화감독 3명뿐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8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2021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을 열고 윤여정에게 금관문화훈장 등 총 29명(팀)에게 훈장과 표창을 수여했다.

올해 12회 차를 맞이한 대중문화예술상은 가수, 배우, 희극인, 성우, 방송작가, 연주자 등 대중문화 분야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최고 권위의 정부 포상이다. 대중문화예술상에서 금관문화훈장이 수여된 것도 12년 역사상 처음이다. 그동안엔 은관문화훈장이 최고 수훈이었다. 가수 조용필, 배우 안성기 등도 은관을 받았다.

이날 시상식에는 촬영차 미국에 체류 중인 윤여정을 대신해 동생인 윤여순 전 LG아트센터 대표가 참석했다. 윤여정은 화상으로 보낸 수상 소감에서 “금관훈장을 받는 건 제가 처음이라고 들었다”며 “저로 시작해서 제 주위 분들도 같이 많이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여정의 금관문화훈장 수상은 ‘기생충’(영화) ‘BTS’(가요) ‘오징어게임’(드라마) 등 한국의 대중문화컨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가운데 대중문화 예술인에 대한 정부 포상이 상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동안 문학 국악 미술 연극 등 순수문화 예술인들은 다수 금관문화훈장을 받았지만 대중문화 예술인들은 금관 수상이 3명에 그쳤을 정도로 정부 포상에서 홀대를 받았다.

올해 은관문화훈장은 1970년대 포크 붐의 주역이었던 1세대 싱어송라이터 이장희와 한국 영화 부흥기를 이끈 영화제작자 고 이춘연이 받았다. 보관문화훈장은 연기자 고 송재호와 박인환, 드라마작가 노희경에게 수훈됐다.

배우 김영철과 정우성, 가수 김연자와 이적, 김태호 PD, 드라마작가 박재범, 성우 최수민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배우 이정은과 한예리, 가수 웅산, 연주자 정원영, 음악감독 김문정, 성우 안경진, 예술감독 김설진에겐 국무총리 표창이 수여됐다. 그룹 엔시티 드림과 오마이걸, 배우 이제훈과 오정세, 희극인 안영미, 성우 최덕희, 연주자 서영도와 고상지, 모델 최소라는 문체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