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초월(Meta)의 세계(Verse)에서 친구를 만나고 문화를 즐기는 ‘메타버스’ 시대에 교회도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복음을 전하는 ‘메타처치(metachurch)’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메타버스가 교회와 교회, 교회와 가정, 가정과 가정을 연결하고 다음세대와 소통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8일 열린 ‘국민미션포럼 2021’에서 강연자들은 ‘메타버스 시대 목회-새로운 교회, 다가오는 교회’를 주제로 메타버스의 이론부터 활용 사례까지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
먼저 이재훈 온누리교회 목사는 미래교회가 ‘메타처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메타’란 헬라어 속에는 항상 변화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메타처치는 어떤 환경에도 유연하게 변화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교회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경 고린도전서 9장 19~23절에 나온 구절을 인용하며 “복음을 전하며 사람을 구하고자 한다면 복음은 여러 모양으로 전달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VR기술로 해외 선교지나 성경 속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김현철 김해 행복나눔교회 목사는 교회가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메타버스에 사람들이 있고, 사람들은 거기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하나님 말씀을 증거해야 할 사명이 있는 한국교회도 그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야 하고, 그들의 언어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메타버스에서 교회학교와 복음의 활동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가 본 메타버스의 힘은 연결이다. 그는 “전 교인이 줌으로 모여 게임을 하고 교제하는 ‘줌인학교’를 진행했는데 개인과 개인, 기관과 기관으로 분리됐던 교회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다 같이 연결됐다”며 “복음의 도구로서 메타버스의 활용법은 무궁무진하다. 메타버스의 영역이 또 하나의 땅끝임을 기억하고 복음의 영광으로 채워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국 새들백교회(릭 워런 목사)에서 온라인 목회를 담당하는 케빈 리 목사와 KT융합기술원 AI연구소 배순민 소장은 영상으로 포럼에 참여했다. 두 사람은 메타버스가 다음세대 사역에 도구가 되리라 전망했다.
리 목사는 4년 전부터 새들백교회에서 진행해 온 온라인 사역을 설명하며 “다음세대는 거리가 멀더라도 가치적인 소속감이 같다면, 공동 관심사를 통해 공감하고 공유하려고 한다. 교회는 온라인 공간에서 사람들을 찾아가는 데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 소장은 “디지털 유목민인 밀레니얼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는 아날로그의 삶과 디지털을 동일하게 본다. 메타버스는 다음세대로 향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배 소장은 “메타버스는 소외된 곳, 가지 못하는 곳에도 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만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디지털 격차로 파생되는 소외는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서윤경 황인호 임보혁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