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건우 “딸 인신공격 못참아”… 윤정희 첫째 동생 횡령 고소

입력 2021-10-29 04:04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28일 서울 서초구 흰물결아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권현구 기자

피아니스트 백건우(75)가 28일 서울 서초구 흰물결아트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내 윤정희(77·본명 손미자) 방치 의혹 논란에 대한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윤정희의 첫째 동생 손미애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고 다른 동생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도 고려하기로 했다.

백건우는 “여러분 가슴 속에 담고 있는 영화배우 윤정희의 모습을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아픈 엄마를 정성으로 돌보는 딸 진희에 대한 억지와 인신공격을 더이상 허락할 수 없다”고 말했다.

MBC ‘PD수첩’은 지난달 7일 ‘사라진 배우, 성년후견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백건우 부녀가 윤정희를 방치하고 있다는 윤정희 동생들의 주장을 내보냈다. 백건우는 지난 25일 언론중재위원회에 ‘PD수첩’을 상대로 정정 보도와 1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조정을 신청했다.

백건우는 “윤정희는 매일매일 평화롭게 자신의 꿈속에서 살고 있다”며 “윤정희의 삶을 힘들게 하는 이들은 윤정희의 건강 상태를 받아들이지 않는, 치매라는 질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윤정희의) 형제자매들뿐”이라고 밝혔다.

현재 윤정희는 프랑스에서 성년 후견인으로 지정된 딸 백진희와 공동 후견인으로 지정된 프랑스 사회복지협회 AST의 보호를 받으며 지낸다. 백건우는 “간호조무사가 주 2∼3회 방문하고 오전과 낮, 오후 티타임 간병인이 있으며 저녁 이후에는 세입자가 돌봐주고 딸도 매일 들른다”고 밝혔다.

백건우의 법률대리인 정성복 변호사는 “‘PD수첩’에 정정 보도를 요구한 사항이 40개나 된다. 전체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방영했다”며 “백 선생님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에 사는 윤정희의 넷째 동생 손병욱씨는 27일 언론에 이메일을 보내 백건우의 주장을 반박했다. 손미애씨가 2003~2009년 백건우 연주료 21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백건우가 1년에 3∼4번 한국에 올 때마다 유로화로 바꿔 프랑스로 가져갔다고 한다”며 “손미애씨가 (연주료) 관리를 맡은 건 2005년쯤이며 그전에는 어머니와 윤정희가 관리했다”고 주장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