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3분기 실적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주춤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 1분기와 비슷하고, 지난해 3분기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 악재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차량 89만8906대를 판매해 매출액 28조8672억원, 영업이익 1조6067억원을 거뒀다고 26일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완성차 판매대수는 9.9% 감소했다. 하지만 매출액은 4.7%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2분기와 비교하면 완성차 판매대수와 매출액,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에 따른 생산 차질로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면서도 “판매 물량 감소와 비우호적인 환율 영향에도 불구하고 ‘판매 믹스 개선’(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과 품질비용 감소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 비중이 늘면서 부정적 요인을 상쇄했다는 설명이다. 제네시스는 신형 GV70과 G80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면서 올해 누적 판매량 14만4000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제네시스의 판매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 3.5%에서 4.6%까지 늘었다.
현대차는 올해 4분기와 내년까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판매 목표를 기존 416만대에서 400만대로 낮췄다. 다만 4분기에는 3분기보다 생산일수가 늘고 반도체 수급 상황이 일부 개선될 것으로 보고, 도매판매가 3분기 대비 약 15~2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3분기까지 누적 판매량이 293만100대임을 감안하면 4분기엔 100만대 이상을 판매한다고 본 것이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낮췄지만, 매출액 성장률 목표를 전년 대비 기존 14~15%에서 17~18%로, 영업이익률은 기존 4~5%에서 4.5~5.5%로 높여잡았다. 판매 대수가 줄어도 고부가가치 차종을 중점적으로 팔아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출시한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 GV60 등 E-GMP 기반의 전용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 차량 판매 확대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