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장률 0.3%로 정체… 수출 없었다면 역성장할 뻔

입력 2021-10-27 04:05

통제중심의 거리두기 대책으로 경기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0.3%로 정체됐다. 그나마 반등에 성공한 수출 덕분에 마이너스 성장을 면했지만 올 4% 성장 목표치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1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0.3% 증가했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됐던 지난해 3분기(-1.0%)와 비교하면 4.0% 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 (-1.3%), 2분기(-3.2%) 역성장한 뒤 5분기 연속 반등한 것이기는 하지만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 1.7%, 0.8% 성장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지난 8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전망한 한은은 3,4분기에 각각 0.6%(전분기대비) 정도씩 증가하면 올 전체 4.0% 달성이 가능하다고 추산했지만 기대치의 반토막 수준에 머문 셈이다.

부문별 성장률을 보면 지난 7월부터 코로나 확진자 급증에 따라 자영업 중심의 거리두기 강화에 들어간 데 따른 충격이 컸음을 알 수 있다. 민간소비의 경우 0.3% 감소했는데 이는 서비스업 전체는 0.4% 늘었지만 도소매및숙박과 운수업이 각각 0.8%, 2.2%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반면 금융보험업과 정보통신업은 각각 2.2%, 2.7% 증가해 통제위주 거리두기 정책이 업종간 양극화를 야기하면서 전체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비 감소가 생산에 영향을 미치면서 설비투자까지 2.3% 끌어내렸다. 경기에 영향이 큰 건설투자는 3.0%나 줄었다. 세금 부과 위주에 뾰족한 공급대책 없는 부동산 옥죄기와 단순 총량관리 측면의 가계대출 대책에 글로벌 병목현상에 따른 건설자제 수급불균형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2분기 2.0% 감소했던 수출이 1.5% 증가로 반등하지 않았다면 3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곤두박질 칠 뻔했다. 3분기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률 기여도는 0.8%포인트로 전분기(-1.7%포인트) 대비 증가세로 전환했다.

한은 추산에 따르면 올해 4% 성장률 전망치를 충족하려면 4분기 성장률이 1.04%가 넘어야 가능하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분기 위드코로나로 방역정책 정환, 유류세 인하 등으로 민간소비가 크게 반등할 것”이라고 낙관론을 피력했다.

그러나 긴축 정책으로 경기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과 미국 경기의 향후진로와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지가 관심이다.

이동훈 금융전문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