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허한 마음으로 뉴삼성 만들 것” 이건희 혁신DNA 잇는다

입력 2021-10-26 04:0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등 유가족들이 25일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가족 선영에서 진행된 고 이건희 회장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고 이건희 회장 1주기를 맞아 내놓은 메시지로 ‘뉴 삼성’을 향한 각오를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은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주기 추도식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가족 선영에서 엄수됐다고 25일 밝혔다. 추도식 이후에는 고 이건희 회장의 흉상 제막식도 열렸다. 삼성은 생전에 ‘인재제일’ 철학을 바탕으로 ‘창의적 핵심인재’를 양성하는데 힘을 써 온 고 이건희 회장을 추모하기 위해 삼성인력개발원 창조관에 흉상을 설치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고인에게 삼성은 삶 그 자체였고, 한계에 굴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으로 오늘의 삼성을 일구셨다”면서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의 미래에 대해 언급한 것은 지난 9월 가석방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고 이건희 회장 1주기를 계기로 이 부회장이 조용하지만 강하게 뉴 삼성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한다.

이 부회장은 다음 달 중 미국 출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서 주요 현안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의미 있는 인수합병(M&A)이나 신규 투자 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추도식은 간소하고 소탈하게 갖자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추도식에는 이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이 참석했다. 흉상 제막식에는 이 부회장과 사장단 5명만 참석했다.

삼성은 이날 별도의 공식 행사는 열지 않았지만 20여개 계열사 인트라넷에 ‘온라인 추모관’을 개설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약 1만7000여명의 임직원이 방문해 2600여개의 댓글을 등록했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임직원들은 “이룩해 놓으신 모든 것들을 더욱 더 크게 키워 가겠다”, “초일류 삼성의 기반이 되어준 신경영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등의 글을 남기며 이 회장을 추모했다. 온라인 추모관에는 이 회장 1주기 추모 영상과 함께 신경영 당시 이건희 회장의 특강 영상도 함께 게시됐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