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정신 이은 웨슬리 재조명… 한국교회 이정표 세운다

입력 2021-10-25 03:03 수정 2021-10-26 14:39
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가 24일 서울 영등포구 구세군영등포교회에서 개최한 학술제에서 참석자들이 이철 감독회장의 설교를 듣고 있다. 신석현 인턴기자

종교개혁주일을 앞두고 종교개혁 정신을 이은 신학자 존 웨슬리를 재조명한 학술제가 열렸다. 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대표회장 주삼식 박사)는 24일 서울 영등포구 구세군영등포교회(김규한 사관)에서 학술제를 개최하고, 루터와 칼뱅 등 종교개혁자와 웨슬리의 신학을 통해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장기영 서울신대 교수는 ‘루터와 웨슬리’ 강의에서 “루터는 인간이 자신의 의를 내세워 하나님의 은혜에 굴복하지 않는 자기 우상화와 교만을 경계하려 했다. 반면 웨슬리는 인간의 교만뿐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를 빌미로 거룩하지 못한 삶으로 나아가려는 실천적 무신론을 함께 경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웨슬리는 종교개혁 정신인 ‘오직 은혜’를 수용하면서 그 은혜의 토대 위에 인간의 책임과 신자의 거룩한 삶을 강조했다. 은혜가 신자의 거룩한 삶을 저해하지 않도록 보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택 성결대 교수는 웨슬리 신학에 대해 칼뱅주의자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짚었다. 김 교수는 “웨슬리 신학은 하나님의 주권을 부인하고 은총과 믿음을 통한 칭의를 부정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며 “그러나 웨슬리 신학은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그 어떤 신학보다 강조하고 있으며, 종교개혁 신학을 계승해 칭의 이후 성화의 과정으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루터와 칼뱅이 개신교의 토대를 놓았다면 개신교인 삶에 필요한 성경적인 기독교 신앙과 가치, 실천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발전시킨 데는 웨슬리의 공로가 크다”고 강조했다.

루터의 성자 신학, 칼뱅의 성부 신학, 웨슬리의 성령 신학으로 21세기 종교개혁을 이뤄가자는 제언도 나왔다. 양기성 청주신대 신학부 학장은 “루터는 믿음의 용장, 칼뱅은 믿음의 지장, 웨슬리는 믿음의 덕장”이라며 “개신교 3대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한국교회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을 현실에서 수행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술제에 앞서 드린 예배에서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은 “웨슬리언을 통해 이 땅의 모든 교회를 하나님 나라의 징표로 세우자”고 설교했다. 이영훈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총회장은 영상 격려사를 통해 “한국교회가 하나님 제일주의의 신앙을 회복해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이겨내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2006년 창립한 웨슬리언교회지도자협의회는 존 웨슬리의 정신을 잇는 7개 교단이 모여 웨슬리의 성령운동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