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 최종 선출을 앞두고 일반 국민 여론조사 문항이 당내 갈등 폭발의 뇌관으로 부상했다. 국민의힘은 일반 여론조사 50%, 당원 투표 50%의 방식으로 다음 달 5일 대선 후보를 뽑는다.
이런 상황에서 홍준표 의원은 지난 23일 “끝까지 기상천외한 여론조사를 고집한다면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이 경선 불복의 밑자락을 깔아놓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홍 의원은 24일 “(경선 불복은) 저쪽(윤석열 전 총장 측)의 프레임”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홍 의원이 문제 삼는 방식은 ‘양자 가상대결’이다. 이는 ‘내년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 후보가 대결한다면,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겠습니까’라고 묻는 방식이다.
쉽게 설명하면 ‘이재명 대 원희룡’ ‘이재명 대 유승민’ ‘이재명 대 윤석열’ ‘이재명 대 홍준표’(가나다 순) 4가지 형태의 가상대결을 실시한 뒤, 국민의힘 4명 후보가 각각 얻은 지지율을 반영하는 방식이다.
홍 의원은 “정권교체의 열망을 안고 있는 보수층과 이에 동조하는 중도층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누구를 붙여도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 4명의 후보들 사이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런 문항은 변별력에서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샷’ 질문 방식의 여론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민의힘 후보 중 누가 이재명 후보와 대선에서 맞붙었을 때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객관식으로 ①원희룡 ②유승민 ③윤석열 ④홍준표 중에서 한 명을 뽑는 방식의 여론조사가 실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쯤 여론조사 문항을 최종 확정지을 방침이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각 캠프 측 대리인들과 여론조사 문항 조율에 나섰지만 이견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 측은 ‘양자 가상대결’ 주장을 고수했고, 홍 의원 측도 4지 선다형 문항에서 물러서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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