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하고 영화보라는 정부… 이번엔 괜찮을까

입력 2021-10-25 04:08
다음 달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두고 소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423명을 기록한 24일 서울의 한 쇼핑몰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과 함께 3652억원 가량의 소비쿠폰을 발행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어서면서 영화관, 외식 등 오프라인 위주의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서다.

2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26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리는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소비 진작 방안을 발표한다. 소비쿠폰은 외식·숙박·관광·체육·영화·프로스포츠 관람 등에 적용된다.

우선 배달앱을 통한 비대면 온라인 사용에만 지급되던 외식쿠폰은 오프라인 결제 내역도 실적으로 포함한다. 2만원 이상의 음식을 배달앱으로 주문하거나 직접 사 먹을 때 카드로 3번 결제하면 4번째 결제 때 1만원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외식쿠폰 예산은 200억원가량 남아 200만명 정도가 사용할 수 있다.

영화관람권은 1매당 6000원이 할인되고,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의 월 이용료는 3만원이 환급된다. 축구, 야구, 배구, 농구 등 프로스포츠 관람권을 50% 할인하는 쿠폰도 포함될 예정이다. 소비쿠폰은 정해진 예산을 소진할 때까지 사용할 수 있다.

숙박쿠폰의 경우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국내 숙박시설을 예약하면 숙박비 7만원 초과에 4만원, 7만원 이하는 3만원을 할인해준다. 숙박쿠폰은 사업자 공모 등 절차를 거쳐 추후 적용될 전망이다. 여행주간 등 관광 활성화 정책도 시행된다. 정부는 ‘2021 여행가는 달’을 운영하면서 교통편 할인권을 판매하고, 지역 행사와의 연계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 정부는 KTX 등 철도·버스 왕복 여행권을 50% 할인해주는 철도·버스 쿠폰 발행도 검토했지만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관련 예산이 감액돼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소비쿠폰 정책을 발표했지만 코로나19 4차 확산이 시작되면서 시행을 잠정 중단했다. 그러다 이달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기고 11월 위드 코로나 시행과 맞물려 재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확진자 감소세가 뚜렷하지 않은 국내에서 소비 진작 정책을 펴는 것이 섣부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위드 코로나를 시행 중인 독일에선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전환을 예고한 싱가포르도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자 방역 규제를 다음 달 21일까지 연장키로 했다. 정부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해부터 세 차례 소비쿠폰을 발행했다가 재확산세가 거세지자 연거푸 정책 시행을 중단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