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은 ‘녹취록’ 공개… 김웅 “우리가 고발장 초안 잡고 검찰이 알아서 수사”

입력 2021-10-19 23:31

‘고발 사주’ 의혹의 제보자 조성은씨가 지난해 4월 3일 국민의힘 김웅(사진) 의원과 통화한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조씨와의 대화 중 “고발장을 ‘저희가’ 만들어 보내 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제가 (고발하러)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된다”고도 언급했다.

19일 조씨가 국민일보에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조씨와 김 의원은 지난해 4월 3일 오전 10시3분부터 7분58초, 같은 날 오후 4시29분부터 9분39초 등 총 17분37초간 통화했다. 이날은 김 의원이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과 첨부자료를 텔레그램을 통해 조씨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날이다.

김 의원은 오전에 “초안을 아마 저희가 일단 만들어서 보내드릴게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때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남부 아니면 조금 위험하대요”라고 말했다. 조씨에게 제3자의 말을 전달하는 것으로 이해되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오후 통화에서는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어느 정도 초안을 잡아놨다. 이 정도 보내면 검찰에서 알아서 수사해 준다”며 “만약 가신다고 그러면 그쪽(검찰)에다가 이야기해 놓을게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게 검찰이 받기는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받는 것처럼 하고”라고도 조언했다.

통화에서는 윤 전 총장의 이름도 등장했다. 김 의원은 “제가 (고발하러)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거예요”라고 했다.

당시 MBC가 보도한 채널A 사건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김 의원은 “선거판에 이번에는 경찰이 아니고 MBC를 이용해서 제대로 확인도 안 해보고 일단 프레임을 만들어 놓고 윤석열 죽이기, 윤석열 죽이기 쪽으로 갔다”고 언급했다.

조씨는 최근 법무부 인증 업체를 통해 음성 파일을 복원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말한 ‘저희’가 정확히 누구인지, 현직 검찰 관계자인지의 여부는 공수처 수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