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사진) 전 검찰총장이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논란에 휩싸였다. 본경선에서 경쟁하고 있는 야당 대선 후보들은 “헌법정신을 망각한 망언”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여당에서도 “명백한 망발”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 사무실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 광주 민주화 운동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잘했다고) 그러느냐. 이 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을 관리해봤기 때문”이라며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당내 주자들은 즉각 비판을 쏟아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군사 쿠데타와 5·18 말고 잘못한 게 없다는 윤 전 총장 인식은 공정과 정의를 위협했을뿐 아니라 헌법정신을 망각한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의 사과를 촉구했다.
유승민 전 의원 캠프의 권성주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은 ‘벌망(입만 벌리면 망언)’”이라며 “호남인을 들먹이며 전두환 독재정권을 옹호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이재명 대선 후보는 “광주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는데,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 빼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며 “광주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지금 즉시 석고대죄하라”고 비판했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윤 전 총장이 급기야 전두환 전 대통령을 찬양하고 나섰다”면서 “수준 낮은 역사인식과 반복되는 참담한 발언에 국민들은 지쳐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두환의 정치를 찬양하며 호남까지 운운한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명백한 망발이고, 당장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윤 전 총장은 ‘권한 위임’이라는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윤 전 총장은 “제가 5·18, 군사 쿠데타는 잘못됐다고 분명히 말했다”면서 “무슨 말만 하면 앞 떼고 뒤 떼는데 전문을 보면 다 나온다”고 했다.
백상진 박재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