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하는 ‘그분’으로 지칭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이 후보가 성남 대장지구 개발 의혹의 ‘몸통’이자 ‘설계자’임을 강조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김도읍 의원은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을 소유한 ‘그분’은 단 1원도 안 받았다는 설계자이자 돈을 지배하는 자”라며 “대장동뿐 아니라 위례신도시, 백현동 등에서도 인허가권과 작업조를 통해 1조원도 만들어 쓰는 엄청난 괴력을 갖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 아니고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말한 내용이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포함된 점을 근거로 이 후보를 정조준한 것이다.
김 의원은 이어 “그분의 가면 뒤 실체는 서민을 위한다면서 임대주택용지 비율을 축소했다”며 “국민에게는 ‘기본 시리즈’를 강조하면서 자신의 주변은 돈벼락을 맞고 주무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책임론’으로 야당의 공세를 맞받았다. 이 후보는 “과거 새누리당이 공공개발을 못하게 막고 민간개발을 강요했다”며 “개발이익의 절반이라도 환수한 것이 진실”이라고 응수했다. 이어 곽상도 의원 아들의 ‘화천대유 50억원 퇴직금’을 거론하며 “부정부패의 주범은 돈 받은 사람이고 장물을 나눈 사람이 도둑이다. 제가 자꾸 뭘 해먹었다고 하는데 개발이익을 차지한 민간업자와 금전적 이익을 나눈 건 국민의힘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영 의원은 “대장동 게이트가 점점 ‘이재명 게임’이 되는 것 같다”며 “(화천대유 핵심 인사들은) 기본이 100억원, 1000억원을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 후보 최측근인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과 김만배씨 등을 거론하며 “대장동 ‘깐부’들이 대장동 개발이익을 몰빵하고 나눠 먹었다”고 비판했다.
서범수 의원은 정치인과 공무원이 모두 처벌받은 부산 엘시티 사태와 비교하며 대장동 개발 의혹과 관련해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을 촉구했다. 이 후보는 “(개발이익을) 100% 환수하지 못한 점은 유감스럽다”면서도 “그러나 국민의힘 방해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며 야당에 책임을 돌렸다. 서 의원은 국감장에서 이 후보의 스캔들 논란 상대방인 여배우 김부선씨의 통화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 후보에 대해 “‘내가 거짓말하면 국민들이 속으리라’는 사이코패스적인 위험한 발상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성남지역 조직폭력배와 유착관계에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용판 의원은 국제마피아파의 핵심 조직원 박모씨의 자술서를 근거로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이들과 유착해 특혜를 주고, 도박사이트에 연루된 불법자금 20억원을 지원받았다고 폭로했다.
김 의원은 국제마피아파 조직원들이 당시 현금을 전달한 증거라며 각각 1억원과 5000만원의 현금다발 사진도 공개했다. 하지만 한병도 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이 공개한 사진에 대해 “박씨가 ‘렌트카 사채업으로 돈벌었다’며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이라며 “날짜도 2018년 11월로 이 후보는 당시 성남시장도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 후보는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며 “이래서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김 의원이 ‘조폭 연루설’을 질의하는 동안 수차례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백상진 박재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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