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에 잠든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기념관 세운다

입력 2021-10-19 04:06

지난 7월 히말라야 품에 잠든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57·사진) 대장의 도전정신을 기리기 위한 ‘김홍빈 기념관’ 건립사업이 궤도에 오른다. 그는 장애인으로서 세계 최초로 7대륙 최고봉과 8000m급 히말라야 14좌 정상에 올랐다.

오는 22일 광주시청에서 정·관·학계와 시민사회단체, 산악인 등 15명으로 구성된 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발족식이 개최된다.

김홍빈 대장은 1991년 6194m의 북미 최고봉 매킨리봉을 혼자 등반하다 조난돼 동상에 걸린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패럴림픽 알파인스키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등 재기한 후 그동안 세계적 산악인으로 명성을 쌓았다.

2000년대에는 에베레스트 엘부르즈 킬리만자로 등 세계 7대륙 최고봉과 8000m 이상 히말라야 14좌 정상을 장애인 최초로 밟는 업적을 남겼다.

히말라야 14좌 중 마지막으로 브로드피크 8047m를 정복한 그는 7월 18일 하산 도중 해발 7900m 부근에서 추락했다. 다음날 러시아 구조팀에 발견됐지만 다시 낭떠러지로 추락한 이후 연락이 끊겼다. 기념관 건립 후보지는 광주 남구 송암공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진위에는 조인철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 정원주 김홍빈히말라야원정대장(중흥그룹 부회장), 장병완 원정대 고문, 류재선 김홍빈과 희망만들기 이사장, 김용집 광주시의회 의장, 김병내 남구청장, 류한호 광주YMCA 이사장, 남산익 대한산악연맹 수석부회장, 피길연 광주광역시산악연맹 회장 등이 참여한다. 피길연 회장은 18일 “김홍빈 기념관은 김 대장의 숭고한 도전정신을 기리고 후배 산악인을 육성하는 복합적 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