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홍준표 지지’를 전격적으로 선언했다. 국민의힘 2차 예비경선(컷오프)에서 탈락한 이후 오히려 몸값이 오른 최 전 원장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선택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 전 원장은 홍 의원 지지 이유로 ‘본선 경쟁력’ ‘도덕성’ ‘확장성’을 들었다. 다만 ‘최재형 영입’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당내 최다선(5선) 의원이자, 대구를 지역구로 둔 주호영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전격 영입하며 맞불을 놓았다.
홍 의원과 최 전 원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홍 의원 캠프 사무실에서 영입 행사를 하고 공동 발표문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확실한 정권교체’를 통한 ‘정치교체’를 실현하기 위해 힘을 합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최 전 원장의 이미지는 ‘미스터 클린’으로 우리나라 공직자의 표상”이라며 “최 전 원장이 오신 것이 경선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홍 의원을 지지하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 “본선에서 여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우리 당 후보가 돼야 하는 게 첫 번째 선결조건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보다 홍 의원이 내년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꺾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이어 “도덕적인 면에서 그리고 확장성 면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분을 도와드리는 게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것으로 판단해 (홍 의원을) 지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통 보수를 자처하는 최 전 원장의 정치적·이념적 스펙트럼이 윤 전 총장보다 홍 의원에 더 가깝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최 전 원장이 홍 의원 지지를 결정한 데에는 홍 의원 부인 이순삼씨의 역할도 컸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최 전 원장의 홍준표 캠프 합류에 대해 “어차피 본선에서 다 만날 분들이기 때문에 경선에서 어디를 지지하든 다 원팀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신, 윤 전 총장은 주호영 의원 영입으로 반격을 가했다. 윤 전 총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 의원이) 어려운 자리를 흔쾌히 응해주셨다”며 “천군만마를 얻은 듯하다”고 말했다. 최종 대선 후보 선출을 앞둔 상황에서 주 의원 영입으로 ‘당심’을 잡겠다는 의도다.
주 의원은 “이재명 후보를 막아내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룰 우리 국민의힘 필승 후보는 윤 후보라고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윤상현 이종성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도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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