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마이클 버리가 테슬라 주식 공매도 중단을 선언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지기 사태를 정확히 예측해 큰 수익을 냈던 그의 예측이 테슬라에서는 빗나갔다고 인정한 셈이다. 헤지펀드 사이언 자산운용을 운영하고 있는 버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더는 테슬라 하락에 베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5월 중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사이언 자산운용은 1분기 말 기준으로 테슬라 주식 80만100주에 대해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1분기말 테슬라 주식은 주당 667.93달러로 사이언 자산운용이 보유한 주식은 약 5억34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6월말 기준으로는 107만5500주로 늘렸다. 하지만 사이언 자산운용의 풋옵션 행사가격, 시기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풋옵션은 주식을 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담은 계약이다. 버리는 그동안 테슬라가 과대평가돼 있다면서 조만간 가치가 폭락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버리는 최근 트위터에 올렸던 글을 다 삭제하고 계정을 비활성화했다.
테슬라는 공매도 세력의 주요 공격대상이었다.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테슬라의 설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6분기 연속 판매가 늘어나는 등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에서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테슬라 주식은 지난해에만 700% 상승했다. 올해 다소 주춤하면서 5월 중순에 주당 580달러 선까지 떨어졌으나, 이내 회복해 지난 15일 843.03달러까지 올랐다. 테슬라 상하이공장은 반도체 부족에도 지난달까지 30만대를 생산했고, 독일에 건설 중인 4번째 기가팩토리도 다음 달 가동을 앞두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