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 국감, 대장동 의혹 실체 밝히는 場이어야 한다

입력 2021-10-18 04:01
‘대장동 국감’ ‘이재명 국감’으로 불리는 국회의 경기도 국정감사가 18일과 20일 열린다. 더불어민주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선 후보가 경기지사 자격으로 직접 참석한다. 대선 후보가 피감기관 장으로 국감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현재 전 국민의 관심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쏠려 있다. 수천억원의 개발이익이 민간업자에게 넘어간 과정,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의 실소유주와 이익금 배분 구조, 대장동 의혹에 등장한 법조인들의 역할, 성남시장이었던 이 후보의 역할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어떤 의혹도 시원하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의혹을 밝혀내야 할 검찰은 부실 수사 논란에 빠졌다. 이미 국민들 사이에서는 검찰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여론이 높다.

그래서 이번 국정감사는 중요하다. 야당의 비판과 이에 대한 이 후보의 답변 전 과정이 국민 앞에 그대로 생중계된다. 의혹 제기자와 의혹 당사자가 직접 해명하고 논쟁하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 국민은 야당과 이 후보의 발언 하나하나를 지켜보며 ‘누가 범인인가’를 판단할 것이다. 이 후보와 민주당, 국민의힘 모두 국정감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게이트’를, 이 후보와 민주당은 ‘국민의힘 게이트’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걱정스러운 것은 국감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계기가 되는 대신 인신공격, 말꼬리 잡기, 무책임한 비난전의 공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야당이 요구한 자료 제출은 이뤄지지 않았고, 증인채택도 불발됐다. 결국 이 후보와 국민의힘 의원들의 ‘거친 입’만 남았다. 이 후보는 최근 국민의힘을 ‘패륜’ ‘도둑’에 비유했다. 지난해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을 ‘국민의짐’이라고 표현했다.

야당 의원들도 이 후보에 대한 신상 공격이나 선언적 비난보다는 의혹을 조목조목 따지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역대 국회 청문회와 국정감사에서 국민의 호평을 받았던 의원은 목소리 큰 사람이 아니었다. 차분하게 의혹을 따졌던 논리적인 의원이 더 좋은 점수를 받았다. 경기도 국감이 뻔한 비판과 반박으로 국민의 정치 혐오증만 부추길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라는 천문학적인 부동산 개발 비리 의혹의 진실을 밝혀줄 작은 단초가 될지는 이 후보와 여야 의원들에게 달렸다. 국정감사를 지켜본 국민이 판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