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좋아요
힘들게 빨래해서
빨랫줄에 널고
햇볕 바른 날
병아리 암탉
그 곁에
멍멍이 또 그 곁에
잠시 그저 잠시
나란히 의자에 앉아
쉬는 시간
잠시의 휴식
무슨 이야기를 해도
오해가 없고
마음 무겁지 않은
그 누구와 함께
좋아요 그냥
다 좋아요
사람이 좋고
햇빛이 좋고
바람이 좋아요
-김두엽·나태주 시화집 ‘지금처럼 그렇게’ 중-
77세의 시인 나태주가 94세 화가 김두엽의 그림을 보고 시를 붙였다. 그림도 시도 동화같다. 두 노인의 눈은 아이처럼 즐겁다. 어떤 늙음의 세계는 이렇게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