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기도 파주 조리읍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 내 공원묘지. 4.95㎡(1.5평)의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묘소는 이영훈 김용준 연충복 목사 등 영적 제자 등이 보낸 20여개의 국화꽃 화분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이날은 조 목사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지 꼭 1개월이 되는 날이었다. 조 목사의 묘소는 공원묘지 내 좌측 끝부분에 있는데, 옆에는 최자실 김성혜 목사의 묘가 있다. 기도원은 지난 7일 ‘목사 조용기 지묘’라는 글씨가 새겨진 비석을 세웠다. 참배객을 위해 묘소로 가는 안내판 2개도 세워놨다. 묘소 옆 파라솔 아래엔 방명록을 기록하도록 해놨다.
평일이라 참배객은 중년 여성이 많았다. 박옥균(83) 권사는 “조 목사님은 세계적인 하나님의 종으로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영적 지도자”라면서 “조 목사님이 뿌리셨던 영적 씨앗이 열매를 맺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변미정(68) 권사도 “1988년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출석했는데, 조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내 인생이 변화됐다”면서 “그리운 조 목사님이 천국에서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 많이 하실 것”이라며 눈물을 닦았다.
지방에서 온 참배객도 있었다. 김태석(66) 순복음천안교회 목사는 “묘소를 참배하기 위해 천안에서 오전 9시에 출발했다”면서 “조 목사님은 내가 예수를 믿고 신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영적 은인이다. 입관 예배 때 꼭 와야 했는데 이렇게 늦게 찾아왔다”고 울먹였다.
경기도 이천에서 온 이상혁(58) 집사도 “생전 조 목사님의 카랑카랑한 카리스마 넘치던 설교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면서 “1시간 넘게 버스 타고 교회에 도착해 줄을 서서 예배를 기다리다가 인파에 떠밀려 들어갔다가 예배 마치고 떠밀려 나오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0시가 되자 캠핑용 간이의자를 가져온 기도자들이 조 목사 묘소 앞에 자리를 잡고 자정이 넘도록 “주여”를 외치며 산기도를 했다.
기도원에는 매일 300~400명의 참배객이 찾고 있다. 기도원은 지난 추석 때 2000~3000명의 참배객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조만간 조 목사 기념관을 세우고 주변에 순례길을 세우는 등 공원화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김원철 기도원장은 “조 목사님 묘소에 교파를 초월해 많은 성도가 찾고 있다”면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찾았는지 묘역 주변 잔디밭에 길이 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빌리 그레이엄 뮤지엄처럼 조 목사님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영산수련원을 출발해 기도원, 크리스찬메모리얼파크를 순회하는 순례길도 기획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이 한국은 물론 세계교회의 영적 성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목사의 제자로 구성된 영목회(회장 전호윤 목사) 소속 목회자들은 교회성장연구소(대표이사 이영훈 목사)와 함께 조 목사를 추모하는 기념도서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도서 발간엔 30여명의 제자 목회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념도서에는 제자들이 조 목사와 생전 맺어온 특별했던 만남과 인연, 전수 받은 목회 철학, 에피소드 등이 사진과 함께 담길 예정이다.
파주=백상현 기자, 임보혁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