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에 떠는 지구촌… 더 무서운 중국發 ‘S’ 공포 덮치나

입력 2021-10-15 04:04

미·중이 기록적인 물가상승률을 나타내며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밀려들고 있다. 특히 중국의 생산자 물가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중국발 공급 부족→물가 상승→세계 전이로 이어지는 인플레이션, 최악의 경우 스태그플레이션(경기불황 속 물가 상승) 우려까지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2015년=100)는 124.58로 2014년 2월(124.60) 이후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로는 26.8%나 오르면서 2008년 11월(32.0%)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치다.

가뜩이나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센 상황에서 원유·원자재 가격까지 급등한 탓이다. 원재료의 경우 광산품(5.1%·전월 대비), 중간재 중 석탄·석유제품(5.7%)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진만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최근 국제 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수입 물가도 올랐다”고 말했다.

안 그래도 글로벌 경제는 거센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지난달 전년동기대비 10.7%를 기록하며 1996년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탄채굴 업종의 출고가가 74.9% 급등했으며 석유·천연가스 채굴(43.6%), 석유·석탄 등 연료 가공(40.5%), 흑색금속(29.4%), 화학 원료(25.5%) 등의 오름세가 거셌다. 원자재가 상승에 더해 전력난 등 국지적 문제까지 가세한 탓이다.

중국발 공급난이 세계로 확대될 경우 이미 정체 중인 글로벌 공급 체인에 부담을 더하게 된다. 미국은 물론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가속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5.4% 오르며 5개월 연속 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08년 8월 이후 최대 폭이다. 휘발유와 식료품 가격이 전달보다 1.2%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미 공급망 병목 현상의 여파를 맞고 있는 데다 ‘위드 코로나’로 임금 상승세까지 가세하면서 생산 비용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부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착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중국의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약 2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짐에 따라 세계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사업자들이 높은 가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압력이 가중되게 됐다”고 평가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