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반도체를 자체 개발 의지를 내비쳤다. 반도체 공급 문제로 전 세계 자동차 업체가 타격을 입는 상황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은 반도체 제조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개발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무뇨스 사장은 반도체 부족이 8~9월에 정점이었으며 이제는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진단했다. 또 인텔 등 반도체 업체들이 거액을 투자 하면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현대차도 그룹 내에서 스스로 칩을 개발할 수 있기를 원한다”면서 “많은 투자와 시간이 걸리지만, 반도체 개발은 우리가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특히 자동차 부품 계열 회사인 현대 모비스가 자체 반도체 개발 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가 4분기에 당초 계획과 같은 수준으로 차량을 납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그렇게 되면 내년 생산 차질 물량의 일부를 상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테슬라, 도요타와 더불어 반도체 공급 부족 타격을 적게 입은 자동차 업체 중 하나로 꼽힌다. 무뇨스 사장은 “아시아 시장이 예상보다 강하게 회복되는 것을 보고 팬데믹 기간 동안 주문을 줄이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차가 2022년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앨라배마에 있는 기존 공장을 증설하고 생산 능력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하원이 노조가 있는 전기차 제조업체에만 세액 공제를 늘리는 계획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는 노조가 있는 전기차 업체에 한해 최대 공제액을 4500달러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무뇨스 사장은 “모든 미국 노동자는 똑같다”면서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테슬라 미국 공장, 현대차, 도요타 등은 현지에 노조가 없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