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져 주식 직접 투자에 어려움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메타버스·탄소배출권·블록체인 등 유망 산업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줄지어 출시되고 있다.
지난 13일 유가증권시장에는 국내 최초의 메타버스 ETF 4종이 한꺼번에 상장됐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메타버스액티브’,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Fn메타버스’,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Fn K-메타버스 MZ’, KB자산운용의 ‘KBSTAR iSelect메타버스’ 등이다. 한국거래소는 “지속적 성장이 예상되는 메타버스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 돼 다양한 투자 수요를 충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의 메타버스 액티브 ETF의 포트폴리오는 하이브(9%), 펄어비스(9%), 크래프톤(8%) 등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관련 종목이 70%를 차지한다. 액티브 ETF란 펀드매니저가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초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패시브 ETF와 차이가 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메타버스 ETF의 포트폴리오는 메타버스 플랫폼과 IT 하드웨어, 콘텐츠 관련 종목 등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관련 종목들을 편입하고, 매년 6월, 12월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을 한다. 3월, 9월에는 신규 상장 종목도 편입한다.
지난달 말에는 탄소배출권 ETF 3종이 상장됐다. 삼성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에서 출시했으며,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이나 미국 탄소배출권 관련 지수를 추종한다. 탄소배출권이란 온실가스를 일정 범위 내에서 배출할 수 있는 권리로,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을 시장에서 사고 팔 수 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장은 “기후변화에 대한 글로벌 공조는 더 강화되면서 탄소배출권의 가격은 상승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의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ETF의 경우 탄소배출권 등 주식 외 자산에 투자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탄소배출권 선물 지수를 추종하는 ‘크레인셰어즈 글로벌 카본 ETF’(미국 상장)는 올 들어 상승률이 62%에 달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 ETF 운용 자회사 글로벌 엑스를 통해 나스닥에 ‘글로벌 X 블록체인 ETF’을 지난 7월 상장시켰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13% 가량 투자하고, 디지털 자산 채굴, 블록체인 어플리케이션 관련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불안한 증시… 주목받는 메타버스·탄소배출권 ETF
입력 2021-10-15 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