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부 초기 분양 아파트값 4년새 평균 10억2000만원 뜀박질

입력 2021-10-14 04:06
13일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2017년 분양한 서울 아파트 10곳의 분양가 및 올 9월 실거래 내역을 조사한 결과 이들 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최근 실거래가는 10억200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뉴시스

정부가 출범하던 해에 분양가가 4억원대였던 서울의 한 아파트가 최근에 11억원에 팔리고, 고가 빌라(연립·다세대) 거래량이 2배로 뛰는 등 지난 4년 동안 주거 부담이 커졌다는 위험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13일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12월까지 분양된 서울 아파트 중 지난달에 실거래가 이뤄진 10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이들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분양가 대비 평균 128.3%, 금액으로는 평균 10억2000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실거래가 이뤄진 단지로 한정해 표본이 적지만 대규모 표본을 대상으로 정기 조사해 발표하는 KB국민은행 통계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매매가격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3.3㎡당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2326만원에서 지난달 4652만원으로 두 배로 늘었다.

분양가 대비 9월 실거래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2017년 11월 DL이앤씨와 롯데건설이 분양한 서울 은평구 응암동 녹번e편한세상캐슬1차 전용면적 59.97㎡였다. 분양가는 4억4000만원이었는데 지난달 11억7500만원(18층)에 팔리면서 분양가 대비 167%(7억3500만원) 상승했다.

2017년 5월 SK에코플랜트가 분양한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보라매SK뷰 전용 84.98㎡는 6억7000만원에 분양됐는데 올해 9월에 153.7%(10억3000만원) 껑충 뛰어 17억원(13층)에 거래됐다. 2017년 9월 GS건설이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반포센트럴자이 전용 114.96㎡는 분양가만 19억1000만원에 달했는데 올해 9월 45억원(16층)에 팔렸다. 분양가 대비 25억9000만원(135.6%)이나 오른 것이다.

아파트값이 치솟으면서 빌라 가격도 영향을 받고 있다. 저층 주거지역 재개발이 활성화하고 교통여건이 개선되면서 구축 빌라 매매가격이 오른 데다 아파트 대체 주거지로 주목받는 6억원 이상 ‘고가 빌라’ 가격도 함께 상승세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초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서울과 경기도 6억원 이상 빌라 매매건수는 3048건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같은 기간 매매건수(1519건·2%)에 비하면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