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신앙생활은 성화생활이다

입력 2021-10-15 03:05

웨스트민스터 소요리 문답 35문(問)은 ‘성화란 무엇입니까’입니다. 그리고 답은 ‘성화는 하나님이 값없이 주시는 은혜의 사역으로서, 우리의 전인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새롭게 되는 것이며, 점점 더 죄에 대해 죽고 의에 대해 살게 됩니다’입니다.

성도 중에는 칭의는 믿음으로 얻는 것이지만, 성화는 노력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자신의 힘으로 의를 행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거룩하게 하는 일은 사람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소요리 문답에서 ‘성화는 하나님이 값없이 주시는 은혜의 사역’이라고 한 것입니다. 성화의 주체는 하나님이시요, 성도는 그 은혜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칭의도 성화도 은혜로 되는 것입니다. 구원받은 성도의 신앙생활은 처음부터 끝까지 은혜로 되는 것입니다.

소요리 문답 35문에서 ‘성화는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되는 것이며, 우리의 전 인격이 계속해 변화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인간이 범죄함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렸는데, 구원을 받으면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새 사람, 새 본성, 새 성품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 땅에 사는 성도는 아직 그 속에 죄의 본성이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옛 사람, 옛 본성, 죄된 본성, 육신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성도는 새 사람이 되었으므로 새 본성의 지배를 받습니다. 물론 옛 사람이 남아 있으므로 아직 옛 본성의 영향은 받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옛 본성의 지배를 받지 않습니다. 우리를 지배하는 것은 새 본성입니다. 성도는 그 안에서 거룩하게 됐고 더 거룩해집니다. 성도는 홀로 있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와 연합한 자요, 성령께서 내주하는 자입니다. 그리하여 성령에 의해 실제로 거룩해지는 것입니다.

칭의는 신분의 변화이고 성화는 상태의 변화입니다. 그러므로 성화는 실제로 거룩해지는 것으로, 하나님이 이 땅에서 주시는 최고의 은혜입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이 처음부터 너희를 택하사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과 진리를 믿음으로 구원을 받게 하심이니”라고 말합니다. 성화는 성도에게 주신 최고의 은혜이고, 성도가 가진 최고의 감사 제목입니다.

성화의 방식은 죄에 대해서는 죽고 의에 대해 사는 것입니다. 신자라 해도 죄의 본성이 있기에 종종 악한 일의 유혹을 받습니다. 또 하나님이 우리를 자녀로 삼으셨기에 그리스도를 닮은 성품이 있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내면의 죄와 그리스도를 닮은 새 본성이 싸울 것입니다. 이를 ‘영적 전쟁’이라고 합니다. 성도는 죄의 잔재와 치열하게 싸워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이루시는 것은 예수님을 닮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그의 형상으로 회복시켜 주심의 목적은 거룩함입니다. 성령은 우리가 주님 앞에 설 때까지 이 땅에서 우리를 거룩하여 흠이 없도록 보존해 주실 것입니다. 성화는 기나긴 과정이고 이 땅에서는 완성되지 못하며, 우리의 영적 변화는 너무 더디고, 멈추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낙심하지 않는 이유는 성령께서 지금도 거룩함에 이르도록 우리를 이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고 철저하게 의지하십시오. 하나님은 쉬지 않고 일하심으로 우리로 반드시 거룩함에 이르게 인도하실 것입니다. 신앙생활은 결국 성화생활입니다.

임민철 목사(경기 화정충현교회)

◇임민철 목사는 총신대 신학대학원과 미국의 탈봇신학대학원(MA·DMin)에서 수학했고, ‘사람 세우는 제자훈련과 공동체를 경험하는 가정교회’를 비전으로 경기도 고양 화정충현교회 담임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