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핵심 남욱 “김만배, 로비 비용 350억 얘기”

입력 2021-10-13 04:02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진 후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김만배씨가 350억원을 로비 비용으로 한다는 얘기를 듣고 ‘외부에 알려지면 큰일 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7명에게 50억원씩 주기로 했다고 말한 적이 있으며, 이 7명은 최근 폭로된 이름들과 비슷하다고 남 변호사는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12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비용 문제로 김씨, 정영학 회계사와 다투기 시작했다”며 “(김씨가)‘비용이 많이 들어가니 너희들이 내라’고 해서 부딪혔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 이후 줄곧 거론된 ‘50억 클럽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일치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남 변호사는 “50억원씩 7명에게 주기로 했다는 얘기를 직접 들었다. 지금 이름 나오는 그들”이라고 했다. 앞서 실명이 거론된 인사들은 이 같은 의혹이 사실무근이며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씨와 유동규(구속)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관계에 대해선 “서로 형동생 사이로 가깝게 지냈다”고 말했다. 화천대유의 자회사인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가 유 전 본부장이라는 의혹에 대해선 “유 전 본부장의 지분이 있다는 얘기를 김씨로부터 들은 사실이 있지만 그 진위는 김만배, 유동규 두 분만 알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대장동 개발사업의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자를 유 전 본부장으로 알고 있고,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검토됐다가 빠진 경위는 모른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다. 그 역시 1000억원대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전해진다. 남 변호사는 검찰 수사 직전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고 검찰이 실제 출입국 당국에 입국 시 통보를 요청했다.

하지만 그는 “사건이 불거지기 훨씬 전 가족들이 미국에 와 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괴물이 돼 있었다”며 도피가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그는 “곧 귀국해서 소상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최근 국내 한 대형 법무법인을 접촉해 변호인 선임 의사를 전달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