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 회복으로의 변화를 한 달 남짓 남겨두고 확진자 증가세는 일시적이나마 멈췄다. 최근 1주간 확진자는 추석 연휴 직후와 비교해 20%가량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하루 20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정부는 긴장감 속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재조정되는 향후 2주간의 유행 추이에 따라 일상과 방역의 조화가 순조롭게 시작될 수도 있고, 반대로 감염 확산의 위험 속에 불안한 첫걸음을 내디딜 수도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 주는) 단계적 일상 회복을 준비하는 시간이자 일상과 방역의 조화가 가능할 것인지 가늠해 보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이번 주 후반 상황에 따라 향후 일상 회복의 연착륙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상 회복 시도가 시작되면 확진자가 일정 수준 더 늘어나는 건 불가피한데, 그 전부터 확진자가 폭증하면 증가 폭이 훨씬 커질 수 있다.
추석 후 이어지던 확진자 증가세는 한풀 꺾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47명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 한 주(3~9일)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1일 평균 1961.4명이었다. 직전 주(9월 26일~10월 2일)의 2489.0명에 비해 21.2%(527.6명) 감소한 수치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20.7%, 비수도권은 22.8% 줄었다. 4주 연속 오르던 감염재생산지수는 1 이하로 떨어져 0.89였다. 직전 주(1.20)와 비교하면 감염 전파 속도가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김 총리는 현재 상황을 “살얼음판 같다”고 비유했다. 한글날 연휴의 여파가 부정적으로 나타나면 확진자가 다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지금의 확진자 발생 추세는 감소 추세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긴 이르다”며 “이동량이 많이 줄지 않고 연휴가 연거푸 있었던 상황의 영향은 최소 1주 정도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다음 주 적용할 거리두기 단계를 적용하는 데도 이번 주 상황이 가늠자가 된다. 현재 거리두기는 17일 종료된다. 일상 회복 전 적용할 마지막 거리두기 단계는 금요일인 오는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사적모임 제한은 풀기 어렵지만 접종완료자에 한해 방역수칙이 추가로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유행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지만 일상 회복을 위한 여정은 예정대로 다음 달 초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확진자 수는 여전히 네 자릿수지만 예방접종 덕분에 위중증률, 치명률이 낮아지고 병상에 여유가 있어 체계 전환이 어렵지 않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13일에는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가 출범식을 갖고 첫 회의를 연다.
정부가 베트남과 태국에 공여하기로 했던 백신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출발했다. 방역 당국은 베트남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10만회분을, 태국에는 47만회분을 공여한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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