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30대 MZ세대의 상하위 자산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에 청년들은 허탈해하고 있다. 개개인의 노력보다는 부모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부모 찬스’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판단에서다. 통계청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 30대가 가구주인 가구의 평균 자산은 3억184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분위(하위 20%)의 평균 자산은 2473만원으로 전년 대비 64만원(2.6%) 증가한 반면, 5분위(상위 20%) 평균 자산은 8억7044만원으로 7031만원(8.8%) 늘어났다. 상위 20%의 자산은 하위 20%의 35.2배나 됐다. 이는 2019년 33.2배보다 격차가 커진 것이다. 소득 축적 기간이 짧은 20대 가구의 자산 격차는 더 벌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에게 자산을 물려받는 ‘부의 대물림’이 이처럼 자산 격차를 더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자산시장이 과열된 상황에서 부동산과 주식 같은 자산가격이 급등, 부모의 도움으로 이를 보유한 청년 세대의 자산 가치가 커진 탓이다. 반면 부모의 도움을 받지 못한 청년들의 경우 ‘영끌’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자산을 불리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해도 역부족이다. 이로 인해 청년 세대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탈세 등 정당하지 않은 부의 대물림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자 기회의 불공정에 대한 사회적 불만도 팽배해지고 있다. 실제로 국세청은 최근 고가의 부동산이나 주식 등을 부모로부터 편법 증여받은 30대 이하 400여명을 적발하기도 했다.
변칙 증여 등에 따른 부의 대물림은 청년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더 키우고 있다. 정책 당국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기회의 불공정 고리를 끊는 한편, 양극화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정책 대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사설] MZ세대 부의 대물림 따른 양극화 심화… 정책 대안 없나
입력 2021-10-13 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