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서훈(사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측과 종전선언을 포함해 남북, 북·미 관계와 관련한 전반적 협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실장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서 일부 특파원과 만나 “남북 간 연락채널이 다시 소통이 됐고 남북 관계나 북·미 관계를 한 번쯤 점검하고 (미국 측과) 전반적으로 협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특히 “종전선언도 그 일부가 될 것이고, (종전선언을) 포함해서 같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실장은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어차피 비핵화 협상이 진행된다면 제재 완화 문제도 같이 논의돼야 하는 사항”이라며 “전반적으로 미국과 깊이 있게 의논을 좀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서 실장은 남북 간 대화와 관련해서는 “남북 관계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이 안 돼 있다. 그런 문제도 전반적으로 논의를 할 것”이라며 “머지않아 시작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 실장은 12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협의를 진행한다. 따라서 협의에선 남북 및 북·미 간 대화의 물꼬를 트고 이를 비핵화 협상으로 이어나갈 방안이 포괄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도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임기 내 화상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국가안보를 위해 자위적인 억지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미국과 한국의 대북 군사적 위협 증대를 고려할 때 북한이 그와 동등한 무기체계를 개발, 시험, 제조, 보유하는 것이 적법한 자위권이라는 점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익과 자주권 수호에 관해서라면 한 치도 양보하거나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