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증가세가 8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지만, 8월 국세 수입 증가 폭은 전월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둔화됐다. 국세 수입이 55조원 늘었어도 나라곳간은 여전히 70조원 가량 적자를 면치 못했다.
기획재정부가 12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10월호’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세 수입은 248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조7000억원 늘었다. 경기 회복세 지속, 자산시장 호조, 기저효과·우발세수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진도율이 11.6% 포인트 증가했다.
세목별로 보면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이 전년 동기 대비 28조원 증가했다. 양도소득세, 증권거래세 등 자산세수도 1년 전보다 17조원 늘었다. 이밖에 상속세 등 우발세수(2조원)도 세수 증가에 힘을 보탰다. 다만 세정지원 기저효과(7조7000억원)는 전월(11조9000억원) 대비 4조2000억원 감소했다. 이 때문에 당월 기준 전년 대비 세수 증가규모도 7월 6조3000억원에서 8월 600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최영전 조세분석과장은 “최근 자산거래 증가세가 상당히 둔화하고 있는데, 향후 이 부분도 시차를 두고 세수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7월 이후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 영향은 10월 납부 예정인 부가세 등 소비 관련 세수에서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세수 증가세가 꾸준히 유지되곤 있지만 국가재정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8월 말까지 총지출은 427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조6000억원 늘었다. 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29조8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사회보장성기금을 빼 실질적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26.9% 축소되긴 했지만 70조2000억원 적자였다. 지난 8월 중앙정부 기준 국가채무액은 927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가채무는 지난 7월 처음으로 900조원을 넘어선 뒤 1000조원을 내다보고 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