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에 ‘노동시장 통찰’ 美 카드·앵그리스트·임벤스

입력 2021-10-12 04:07

올해의 노벨 경제학상은 미국 경제학자 데이비드 카드, 조슈아 앵그리스트, 귀도 임벤스 교수가 수상했다. 노동경제학에 대한 새로운 통찰에 기여하고, 실제 상황을 활용해 인과관계를 도출하는 ‘자연 실험’에 대한 방법론을 분석한 공로가 인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1일 “사회를 관통하는 핵심적 질문에 대한 카드 교수의 연구, 앵그리스트와 임벤스 교수의 방법론적 기여는 주요한 인과적 질문에 답하는 우리의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UC버클리) 경제학과에 재직 중인 카드 교수는 경험적 연구를 통해 노동경제학에 기여한 공로를 높게 평가받았다. 그는 1992년 현재 사망한 앨런 크루거 프린스턴대 교수와 함께 미 뉴저지와 펜실베니아 식당에서 최저임금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최저임금 인상이 반드시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실제 당시 연구 결과 뉴저지 식당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4.25달러에서 5.05달러로 상승했지만 고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벨위는 “자연 실험을 통해 노동시장에 대한 최저임금, 이민 그리고 교육의 효과를 연구했다”며 “1990년대 초반에 시작된 그의 연구는 상식에 이의를 제기했고, 새로운 분석과 통찰력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또 “특정 국가에서 출생한 사람의 임금은 새로운 이민자로 인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반면 초기에 이민 온 사람들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위험이 있다는 점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앵그리스트 MIT 경제학 교수와 임벤스 스탠포드대 응용계량경제학과 교수는 인과관계 분석에 대한 방법론적 기여를 인정받았다. 이들은 의무교육 기간 확대가 누군가의 미래 수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자연실험을 통해 학교의 자원이 미래 노동시장 내 성공에 있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노벨위는 “자연 실험 데이터는 해석하기 어렵지만 이들의 연구는 인과적 질문에 대한 통찰을 향상시켰다”고 평했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 크로나(약 13억5000만원)가 주어진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상금 중 절반은 카드 교수에게 돌아가며, 연구 분야가 같은 앵그리스트와 임번스 교수가 나머지 절반을 반씩 나눠 갖는다.

한편 올해 노벨상은 지난 4일 생리의학상 발표로 시작해 이날 경제학상을 끝으로 수상자 발표를 마쳤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