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경기도 파주 세계로금란교회(주성민 목사) 유치부실. 아이들은 테이블 위에 놓인 각자의 도화지 위에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거나 크레용으로 색칠을 했다. 아직 어려서 그림 그리는 데 집중하지 못하고 친구와 떠들고 장난을 쳤지만 그 와중에도 아이들의 상상력은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돼 갔다.
그림 그리기 소재는 ‘내가 꿈꾸는 미래의 우리 교회’였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그림 속에 십자가를 그려 넣었다. 그러나 각 교회 건물은 개성이 넘쳤다. 양채은(7)양은 케이크 모양의 교회를 그렸다. “케이크처럼 맛있는 사랑을 친구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이렇게 그렸다”고 했다.
햄버거 모양의 교회도 있었다. 교회 위아래는 황토색, 중간에는 빨간색, 녹색으로 칠해졌다. 빵과 빨간 피망, 상추를 연상시켰다. 이를 그린 홍채안(7)양에게 햄버거를 많이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환하게 웃으며 그렇다고 답했다.
유치부실 벽면에는 ‘교회 사랑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내가 꿈꾸는 미래의 우리 교회’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대회는 국민일보가 주최하고 국민일보 교회건축자문위원회가 주관하는 것으로 코로나19 때문에 교회도 잘 나가지 못하는 유치부 초등부 아이들에게 교회를 각인시키고 교회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4절, 8절 도화지에 미래의 교회를 그린 후 스마트폰으로 찍어 대회 홈페이지(kmib.gongmojeon.com)에 올리면 된다. 세계로금란교회 아이들도 그림을 다 그리면 이 대회에 응모할 참이었다.
유치부 교사 김미나 교육사는 “교회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이 될 수 있게 하자는 대회의 취지가 너무 좋다”며 “많은 아이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함께 그림 그리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초등부실에서도 그림 그리기가 진행됐다. 그림 중에는 우주 비행선 형태의 교회가 눈길을 끌었다. 멀리 지구가 보이는 우주 공간에 세워진 교회로 김예담(6학년)양은 “우주에서 사는 사람이 많게 되면 우주에도 교회가 필요할 것 같아 그렸다”고 했다. 이어 “대개는 비행선 간 터널로 이동하지만 그림 속 두 명은 우주복을 입고 교회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하(4학년)군은 점보 비행기 교회를 그렸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과 다른 나라 사람이 같이 예배드릴 수 있도록 비행기 교회를 그렸다”고 했다.
대회 마감은 이달 30일이다. 교회건축자문위원회 회장이자 이 교회 장로인 나성민 사닥다리종합건설 대표는 “한 주일을 ‘미래의 교회 그리는 날’로 정해 아이들이 함께 그림을 그리도록 하면 코로나19 시대에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