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스 버틀러는 지난해 4월 강연과 최근 EBS 강연에서 “글로벌한 ‘반-젠더이데올로기’ 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젠더교육이 점차 폐지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를 성 중립적인 젠더개념으로 부정하는 젠더이론의 비 학문성과 반 학문성도 이런 전 세계적인 반-젠더이데올로기 운동의 주요 원인이다. 사회주의 성정치의 진원지인 독일에서도 최근 젠더연구와 퀴어연구는 점차 폐지되고 있다. 1990년대 버틀러의 퀴어이론과 젠더연구를 선구자적으로 독일 대학에 정착시켰던 독일 함부르크대의 페미니즘 교수였던 마리안네 피퍼는 2018년 ‘퀴어 연구는 어디로 가는가? 퀴어 이론과 실천의 현 상황과 미래에 대해’라는 강의에서 최근 독일 대학에서의 퀴어연구와 젠더연구의 극복과 폐지에 대해 증언했다. 피퍼 교수에 의하면 독일 함부르크대에서의 젠더연구도 최근 폐지됐다. 그녀는 독일 대학에서 젠더라는 이름을 단 학문 분야가 우후죽순처럼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최근 점차 폐지되고 있다고 소개한다. 퀴어연구와 성인지 페미니즘 분야를 폐지하는데 독일 중도우파 정당인 기독민주연합(CDU) 정치인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고 그녀는 소개한다. 피퍼 교수는 뇌과학적으로 이미 반박되고 폐기된 존 머니의 젠더개념을 급진페미니즘 학자들이 수용해서 젠더연구 분야를 만들었다고 분석한다.
2020년 성 뇌과학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섹슈얼리티 연구가 드보라 소는 ‘젠더의 종말: 우리 사회의 성과 정체성에 대한 신화들을 폭로하기’란 책에서 젠더의 종말을 뇌과학적 측면에서 주장했다. 이 책은 국내에도 잘 알려진 스티븐 핑커와 리처드 도킨스도 추천서를 썼다. 책은 젠더이론의 9가지 신화를 비판하면서 생물학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젠더이론과 “생물학적 성별은 스펙트럼”이라고 알려진 신화를 비판한다. 그는 젠더는 사회적 구성물이라는 신화를 반박하고 남성의 뇌와 여성의 뇌가 작동 방식에 있어서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반박한다.
2006년 미국 워싱턴포스트 ‘베스트 논픽션’에 선정되기도 한 캘리포니아대 신경정신과 의사이자 신경정신분석학자 루안 브리젠딘의 ‘여자의 뇌’라는 책은 성인지 교육이 주장하는 ‘유니섹스’(남녀겸용)의 오류를 지적하고, 남성의 두뇌와 여성의 두뇌가 뇌과학적으로 얼마나 다른지를 잘 보여준다. 이 책은 뇌과학의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여자와 남자의 유전자 코드는 99% 이상이 같고, 남녀 양성의 변이로 인한 차이는 단 1%에 불과한데 여자 뇌에는 있고 남자 뇌에는 없는 바로 그 ‘1%’가 여자와 남자의 결정적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저자는 여자의 뇌와 남자의 뇌가 각기 다른 성호르몬의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독일에서 성 중립적 젠더이론을 가장 대표적으로 비판하는 학자는 카셀대학 생물학 교수 울리히 쿠체라 교수다. 미국 스탠포드대에서도 가르쳤던 그는 인간은 성 중립적 유니섹스로 태어난다고 주장하는 젠더이론을 비판하면서 2005년 유전학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마치 침팬지와 인간이 다른 것처럼 1.5%정도 다르다는 사실이 발견됐다고 소개한다. 쿠체라 교수는 젠더 이데올로기는 반생물학적 유사학문이라고 비판한다. 2015년 9월 독일 ‘슈피겔’지는 젠더교육이 생물학을 부정하는 일종의 유사종교라고 비판하는 쿠체라 교수를 소개했다. 쿠체라 교수는 성 중립적 유니섹스를 비판하면서 남성과 여성의 생물학적 차이를 결정하는 호르몬과 염색체라는 생물학적 사실을 강조한다. 쿠체라 교수는 젠더개념의 창시자인 존 머니가 소아성애 변호자라는 사실도 강조한다. 그는 최근 동성애 운동에서 발견되는 소아성애로 인한 아동 성폭력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 등으로 동성애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했지만 표현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의 이름으로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올해 3월 독일 ‘슈피겔’지는 보도했다.
2011년 출간된 ‘인간 정체성에 대한 강간:젠더-이데올로기의 오류들에 대해’라는 책의 공저자인 독일 에를랑겐 대학 뇌과학 교수 만프레드 스프렝도 젠더 이데올로기가 의학을 부정한다면서 남녀의 차이는 뇌과학적으로 기초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녀의 참된 차이는 바로 두뇌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간뇌에서의 차이를 예로 든다. 여성이 남성보다 멀티태스킹(다중작업)에 있어서 탁월한 것도 여성의 독특한 뇌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신생아의 성 정체성은 교육과 양육으로 형성된다고 주장한 존 머니의 심리성적 중립성 이론의 근거사례로 제시된 데이비드 라이머의 삶과 그의 비극적 자살은 신생아 성 중립성을 말하는 젠더개념을 반박한다. 라이머의 사례는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이 주로 선천적이며 출생 전 뇌 및 신경계가 호르몬이나 다른 유전적 영향을 받아서 생기고 성전환에도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라이머의 삶은 신경생물학적 영향이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존 머니는 소아성애, 가학·피학성 성욕, 절단 페티쉬, 호분증, 성적 쾌락을 위해 자신의 목을 조르는 행위 그리고 아동 성교 놀이를 지지한 성 혁명 선동가였다. 뇌과학적으로 이미 폐기된 젠더개념을 기초로 조기 성애화와 과잉 성애화를 통한 소아들의 성 정체성 허물기와 흔들기를 시도하는 사회주의적 성정치는 중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