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무대에 나설 제1야당 최종 주자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4주 앞으로 다가왔다. 두 차례 예비경선(컷오프) 문을 통과한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가나다순) 4인은 다음 달 5일 ‘등번호 2번’을 달기 위한 마지막 혈전에 돌입했다.
본경선에서는 무엇보다 당원들의 표심, 정권교체 경쟁력의 가늠자가 될 TV토론회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4파전의 승자는 당심(黨心)에서 판가름 날 공산이 크다.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 50%와 당원 투표 50%를 합산해 승자를 가린다. 1차(20%)와 2차 컷오프(30%) 때보다 당심의 비중이 많이 늘어났다. ‘2강’ 중 윤 전 총장은 당원 투표에서, 홍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런 구도라면 본경선은 윤 전 총장에게 유리할 수 있지만, 관건은 23만명에 달하는 신규 입당자다. 본경선에는 9월 말 기준 책임당원 50여만명이 선거인단에 오를 예정인데, 최근 4개월간 투표권을 갖는 당원이 23만명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20~40대 비중이 40% 이상을 차지한다.
윤 전 총장 측은 ‘대세론’ 속에 신규 당원 표도 무난히 흡수할 것으로 낙관하지만, 홍 의원은 ‘이대남’(20대 남성)을 중심으로 한 젊은 표심이 힘을 발휘하면 ‘무야홍’(무조건 야당후보는 홍준표)은 문제없다고 자신한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10월에만 10차례의 TV토론회 일정을 잡았다. 이틀에 한 번꼴로 열리는 셈이다. 11일 호남을 시작으로 7차례 합동토론회가 있고, 후보 간 맞대결을 벌이는 ‘1대 1 맞수토론’도 3차례 열린다. 정책 대결보다는 상대방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난타전이 예상되는데, 어느 후보가 ‘실점’을 최소화할지가 관건이다.
유 전 의원과 원 전 지사 역시 TV 토론회를 역전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경제·안보 정책 전문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유 후보 측은 “4주는 긴 시간이며 방송토론 횟수, 시간 모두 길어졌다”며 “반드시 반등의 기회가 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 전 지사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TV토론회에서) 인신공격과 비방이 아닌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공격력, 국정 운영을 지금 당장 맡겨도 안정되게 끌고 나갈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선의 다크호스”라고 자평하면서 “이 지사 격파 능력에 대한 평가에 따라 (컷오프) 순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본경선에 오르지 못한 후보들과 연대 여부도 주목 대상이다. 하태경 의원은 ‘개혁보수’를 함께 주창했던 유 전 의원을, ‘반문’(반문재인) 전선에 나란히 섰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윤 전 총장을 측면 지원할 수 있다. 윤 전 총장으로서는 사방에서 압박하는 수사기관의 수사와 이를 고리로 한 경쟁 후보들의 공세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지호일 손재호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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