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을 맡은 배우 조진웅(사진)이 “개막식 행사에 관객들이 있는지 몰랐다. 솔직히 눈물이 났다”며 벅찬 감격을 전했다. 조진웅은 지난 8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조진웅은 6일 개막식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등 분위기를 띄우려고 애썼다. 그는 “개막식 때 정말 행복했다”며 “부산국제영화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영화 축제다. 전염병이 창궐한 가운데서도 세계적인 영화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여느 때와 다른 감동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 ‘대한민국 콘텐츠의 힘’이 난리 났지 않나. 선배들의 피와 땀이 일궈낸 결과”라며 “영화인으로서 협조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발 벗고 나설 것”이라고 곁들였다.
한국 배우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에는 “‘이제 알아보는 거야. 우린 맨날 극장에서 보고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영화 ‘기생충’은 영화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 영화제를 보며 쾌재를 부르고 집에서 펄쩍펄쩍 뛰기는 처음이었다. ‘나 대한민국에서 영화하는 사람이다’라는 자신감도 생긴다. 저 같은 꿈나무에겐 좋은 귀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거의 1년 반을 작품을 하지 못했다. 제작 현장이 너무나 힘들어진 게 사실”이라며 “어렵게 선택한 작품이 12월부터 촬영에 들어가는데 이런 시기에 투자받은 자체가 기적이다. 일하는 마음 자체가 다르다.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대해선 “저도 OTT 작품을 준비 중이다. OTT시대가 올 수밖에 없었는데, 코로나19로 앞당겨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으로 경성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그는 “태어나서 자라고 연기를 시작한 곳이 부산인데 얼마 만에 오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관객들을 만나는 게 사는 이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 울컥했다. 배우인 내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고 전했다.
부산=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