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판된 많은 책과 언론에서 MZ 청년들에 대해 쓴 기사를 보면 그들은 가치를 중시하며, 워라밸을 추구하고 때로는 과감하게 자신을 위해 플랙스도 할 줄 아는 새로운 인류라고 이야기를 한다. 태어날 때부터 모바일에 최적화 되어있으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그 누구 앞에서도 당당하게 표현하며, 미래를 위해 똑똑한 재테크를 매우 꼼꼼하게 하는 세대라는데 동의한다. 그러나 그들의 이면에는 생각보다 꽤 큰 MZ 청년들의 아픔과 슬픔과 방황이 있음을 또한 기억해야 한다.
나를 찾아오는 청년들을 분류해 보면, 첫째, 전공이 재미가 없고, 확신이 없다고 한다. 점수에 맞춰 학교와 학과를 선택했기에 원래부터 흥미를 갖고 해보고 싶었던 공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때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준다. “50여년을 넘게 살아보니 쓸모없는 전공은 없더라. 쓸데없는 경험도 없더라. 모든 경험과 전공과 도전들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자양분이 되고 성장의 밑거름이 되더라. 그러니 쫄지 말고 바보 같은 도전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멋지게 써 가시라. 당신이 시도했던 경험만이 당신의 것이기에…”
둘째,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한다. 사실, 50대가 넘은정년이 가까워오는 친구들을 만나도 비슷한 말을 한다. 우리 사회와 부모와 학교가 정해진 길, 정해 놓은 정답만 찾는데 익숙한 교육 환경이었기에 내 안에 어떤 보석 같은 재능과 가능성이 숨겨져 있는지 촘촘하게 들여다보고 찾아볼 여유가 없었던 거다. 만약, 자신이 호기심 있는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남과 다른 자기만의 답을 찾아가도록 지원해주었다면 청년들의 인생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지금 우리가 사는 2021년은 누군가 정해 놓은 답, 정답을 찾아야 할 시대가 아니다. MZ 세대들은 남과 다른 자기만의 답을 찾기 위해 수많은 고민과 고뇌 속에서 길을 찾고 있기에 우리 사회가 그리고 교회가 조금이라도 실제적인 도움을 주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는 놀고 있는 공간을 청년들을 위해 제공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멘토로 참여하여 청춘들의 미래를 디자인하는데 함께 동참해야 한다. 클럽과 술집으로 변화되었던 유럽 교회의 전철을 되 밟지 않으려면 교회가 청년들이 와글 와글 모일 수 있는 놀이터가 되어야 한다.
셋째, 어디에 의미와 가치를 두고 살아야 할 것인가를 찾고 싶다고 한다. 며칠 전 학생 하나가 “교수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보면서 돈은 제 인생의 목적이 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 보람 있고 가슴 뿌듯한 일을 하고 싶어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를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넷째는 먹고 사는 문제를 들고 찾아온다. 의미 있고 가치도 있으며, 좋아하고 잘하는 데 문제는 돈이 안된다는 것이다. 의미, 가치, 재미, 보람, 재능이 결합된 멋지고 행복한 일을 지속하려면 경제적 수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면서 월급을 받는 것 이외에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 이를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학교에서는 이러한 것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 것 같다.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사업하는 방법, 수익 창출하는 방법, 비즈니스 모델과 창업, 기업가 정신에 대해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
MZ 세대들의 화려한 이면에는 이런 4가지 어려움 말고도 더 심각하고 아픈 사연들이 많다. 우리 사회가 우리 기업이 MZ 세대들을 이해하고 잡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시장에서의 선점, 즉 매출과 직결되도록 하기 위한 활동들 때문이 아닌가 싶다. MZ 세대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려 이들의 고충에 귀를 기울이고 함께 해결해가려는 진정성 있는 행동이 더 절실해야 하지 않을까?
이주열 청년자기다움학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