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실탄 350억’ ‘빌린 473억’ 풀릴까

입력 2021-10-09 04:07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진행 과정에서 성남시의회 관계자 등에게 금품 로비를 했다는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천하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 담긴 것인데, 검찰은 11일 김씨를 불러 로비 의혹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8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정 회계사 녹취록에는 “성남시의장에게 30억원, 성남시의원에게 20억원이 전달됐고 실탄은 350억원”이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다만 인물은 특정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녹취록을 토대로 김씨가 실제 로비를 시도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정치권 등에서는 최모 전 성남시의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화천대유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데, 대가성 취업 아니냐는 것이다. 최 전 의장은 2012년부터 2년간 성남시의회 의장직을 수행한 데다 성남시의회가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를 통과시킬 당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천대유 측은 “최씨는 주민 입주를 원활하게 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김씨 측은 350억원 금품로비 의혹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이익 배분 비율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예상 비용을 부풀려 주장하는 과정에서 과장된 사실들이 녹취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김씨에게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김씨를 상대로 화천대유를 설립하게 된 배경,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금품을 건넸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가 화천대유에서 빌려간 473억원의 행방도 확인 대상이다. 검찰은 전날 서울 강남구 모처에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48)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김씨로부터 수표 4억원가량을 받은 기록이 담긴 회계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유 전 본부장이 자택 압수수색을 앞두고 ‘창 밖으로 던져’ 버린 것으로 알려진 휴대전화를 확보해 분석에 착수했다. 경찰은 유 전 본부장 거주지인 경기 용인시 오피스텔 CCTV 영상을 분석해 이 휴대전화를 주워간 시민을 찾아냈다. 경기도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에 민간사업자에 대한 개발이익 추가 배당 동결 및 자산 동결을 권고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