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결재받은 현덕지구도 대장동 쌍둥이”… 李 팬클럽 대표도 참여

입력 2021-10-08 04:02

이재명 경기지사가 2018년 민관합동 개발 방식으로 전환한 평택 현덕지구 개발사업이 성남 대장지구 개발과 ‘쌍둥이’ 형태로 추진 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사업은 경기도의회 타당성 평가에서도 ‘미흡’ 판단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은 ‘제2의 대장동’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토교통위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공개한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현덕지구 사업은 지난해 5월 지방공기업평가원으로부터 “재무·경제·정책적 타당성이 모두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는 “해당 사업의 출자 필요성, 목적에 대해 좀 더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개발이 시급하다고 보기 어렵다” 등의 의견을 냈다.

현덕지구 개발은 평택 현덕면 장수리 일대 231만6161㎡에 상업·유통·주거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당초 이 사업은 2014년 1월 민간 사업시행자가 지정돼 민간 개발로 추진됐으나, 이 지사 취임 직후인 2018년 8월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고 민관합동 개발 방식으로 바뀌었다. 지분율은 경기주택도시공사가 ‘30%+1주’, 평택도시공사 ‘20%’, 민간이 ‘50%-1주’로 가닥이 잡혀 있다.

이 지사는 2019년 7월 페이스북에 대장동 사업이 시민에게 이익을 돌려준 ‘치적’임을 강조하며 “현덕지구 사업도 잘 추진해 이익을 도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이 지사는 2019년 10월 ‘현덕지구 개발사업 추진계획 보고’에 직접 사인을 하고 결재 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12월 공모 절차를 걸쳐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대구은행 컨소시엄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 컨소시엄은 대구은행을 대표사로 7개 법인이 참여하고 있다.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은 “현덕지구가 (대장동과) 쌍둥이 현장”이라며 “컨소시엄 참여 업체 중 한 곳의 대표인 안모씨는 이 지사 팬클럽인 ‘OK이재명’의 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지사가 시장일 땐 대장동으로 화천대유 멤버들의 배를 불려주더니, 경기지사가 돼서도 평택, 포천 등 다른 지역까지 크고 작은 대장동으로 키워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보현 기자 bob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