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마지막 3차 슈퍼위크 일정을 남겨둔 가운데 1, 2위 후보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결선까지 승부를 끌고 가려는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구속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견제수위를 높였다. 이 지사 측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민주당 내홍을 성남 대장지구 개발의혹 사태에 대한 특검 도입 주장을 펼치는 데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낙연캠프는 최근 대장지구 사태와 관련해 이 지사를 향한 공세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설훈 의원은 7일 KBS 라디오에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배임 혐의가 있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사안”이라며 “후보가 구속되는 상황을 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 1위 후보들이 다 범죄자가 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다”는 등 강한 표현을 동원해가며 이 지사를 공격했다. 전날 이번 사안을 ‘이재명 게이트’로 규정했던 이낙연캠프가 ‘불안한 후보론’을 재차 부각시키며 경선을 결선까지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다.
이 지사 측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경선 막판에 벌어질 수 있는 일로 보고 있지만 지나친 공세에 불쾌해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재명캠프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민형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경쟁 후보에 대한 최소한 예의만 있더라도 차마 입에 담아서는 안 될 언어를 너무 많이 내놓고 있다. 이른바 선을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총괄본부장 조정식 의원도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을 대변하는 주장을 펼치는데 도대체 무슨 의도에서 그러는 건지 참 답답하고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했다. 다만 이낙연캠프 공세에 대한 정면대응은 피하는 분위기다. 이 지사의 본선 진출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에서 경선 이후 ‘원팀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두 후보 간 막판 신경전이 치열해지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대장지구 사태에 취하고 있는 스탠스를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전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경선이 끝나면 당이 총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캠프는 경선 후 당의 화력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이낙연캠프에서는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나온다. 설 의원은 “(이 지사가 잘못될 상황을) 지도부가 대비해서 판단해야 하는데, 지금 이재명 후보로 딱 정해서 가겠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선 이런 민주당 내 상황을 ‘이이제이’식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용진 민주당 후보는 공교롭게도 특검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낙연 후보도 입장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국민 앞에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은 이런 국민의힘 공세에는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재명캠프 전용기 대변인은 “역선택이라도 유도하려는 거냐”며 “이간질도 너무 속이 보인다”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캠프 내 대장동 태스크포스(TF)는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했다. TF단장 김병욱 의원은 “윤석열 후보는 대장동 수사와 관련해 후배 검찰에게 공개적으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협박했다”며 “추악한 짓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전날 윤 전 총장이 ‘확인된 배임범죄’ ‘이 지사는 공동주범’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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