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맑은 하늘, 중국 전력난 무관?… 당국 “우리 성과”

입력 2021-10-08 04:06
서울 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2019년 12월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지나가고 있다. 윤성호 기자

지난달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가 2015년 관측 이래 가장 낮았던 것으로 기록됐다. 환경 당국은 대기환경 정책 성과를 강조하면서 중국의 영향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7일 “지난달 전국 초미세먼지 월평균 농도가 8㎍/㎥를 기록했다”며 “관측을 시작한 2015년 이래 최저치”라고 밝혔다. 지난달 초미세먼지 좋음(15㎍/㎥ 이하) 일수는 총 28일로 2015년 9월보다 6일 늘었다. 나쁨 이상(36㎍/㎥ 이상)이었던 날은 없었다. 미세먼지 개선 원인으로는 전국 굴뚝자동측정기기(TMS) 사업장의 초미세먼지 배출량 감소,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확대, 자동차 오염물질 배출 영향 감소 등의 정책 성과가 지목됐다.

환경부와 과학원은 “중국 전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5월 이후 유사한 농도 수준을 보였다”며 “중국의 농도 변화에 따른 국내 영향은 작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중국발 미세먼지 감소의 영향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간 환경부는 국내 초미세먼지 상황이 심각했을 때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유입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연관 지었다. 지난 5월 한반도 상공이 잿빛으로 뒤덮였을 때도 “황사로 중국의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증가하고, 서풍으로 유입된 국외 오염물질이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를 높였다”고 했다.

이와 달리 이번 초미세먼지 농도 개선과 관련해선 중국의 영향을 배제하고 정부 정책의 성과만 강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최근 중국은 석탄 부족 사태로 일부 지역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가정용 전기 공급마저 제한되고 있다”며 “보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