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전력난 등을 이유로 광물 원료 생산을 일부 제한하면서 광물자원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전력난에 광물 가격 급등까지 겹친 한국 기업들은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7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스마트폰·PC, 항공우주·자동차·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마그네슘은 지난 1일 t당 8250달러(약 980만원)를 기록했다. 6000달러를 기록했던 2007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반도체 등의 필수 소재인 텅스텐 가격도 지난해 10월 1일 ㎏당 29.25달러에서 1년 새 40.25달러로 37% 올랐다. 반도체 원판(웨이퍼)과 태양광 패널에 쓰이는 규소(메탈실리콘)는 지난 4일 t당 6만833위안으로 약 3개월 전 1만4408위안(약 265만원)에 비해 3배 넘게 올랐다.
이러한 국제 광물 가격 급등은 최근 중국 내 전력난 등으로 인해 중국산 광물 공급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중국 전력난이 이어지면서 윈난성·쓰촨성 정부는 전력난 때문에 규소와 황린 생산을 억제하고 있다. 중국 산시성 정부도 지난달 성내 마그네슘 제련 기업 30곳에 연말까지 가동을 일시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문제는 배터리, 반도체 등 국내 첨단 제조업의 광물자원 해외의존도가 높은 상황이기에 중국 내 원료 생산 제한이 장기화될수록 국내 기업들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 소재(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해외의존도는 평균 63.9%에 달했다.
석탄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한 중국의 전력난도 지속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발전용 석탄으로 주로 사용해 온 호주산 석탄 수입을 지난해 말부터 금지하면서 석탄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의 전력난은 중국에 생산거점을 둔 한국 기업들에도 우려 요인이 되고 있다. 광둥성, 저장성, 장쑤성,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 등 10여개 성에는 산업용 전기 공급이 제한돼 있다. 포스코는 중국 현지 공장 전력 공급이 제한되면서 지난달 17일부터 제강과 열연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전력 공급이 제한된 지역엔 LG화학, 현대자동차,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공장도 위치해 있으나, 아직까지 가동 중단 등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