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매가격 변동률을 넘어섰다. 전셋값 상승 폭은 매물 부족과 임대차 3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신고제) 도입의 영향을 받아 올해 하반기에도 클 것으로 보인다.
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서울 25개구의 절반 이상인 13개구에서 전셋값 변동률이 매매가격 변동률을 뛰어넘었다. 집값이 급등한 올해, 전셋값이 집값보다 더 뛰었다는 건 그만큼 전세난이 심했다는 의미다. 더구나 전세난이 본격적으로 심화했던 지난해에는 이런 현상이 벌어진 자치구가 7곳이었는데, 1년 새 전셋값 불안 현상이 심화한 곳이 2배쯤 늘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중구의 경우 9월까지 매매가격 변동률이 11.97%인 반면 전셋값 변동률은 14.94%로 2.97% 포인트 더 높았다. 이처럼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변동률 격차는 종로구가 3.82% 포인트로 가장 컸고, 양천구(3.13%)와 중구(2.97%), 용산구(2.43%), 영등포구(2.38%), 서초구(2.30%), 광진구(1.94%), 성북구(1.86%), 동작구(1.72%), 마포구(1.45%), 동대문구(0.91%), 강남구(0.22%), 구로구(0.13%)가 뒤를 이었다.
일반적으로 전셋값 변동률이 매매가 변동률을 웃돌 때 무주택 실수요자는 내 집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전셋값 상승 이후 매매가 상승이 뒤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울 전세 파동 이후 경기도와 인천 지역 집값, 전셋값이 한꺼번에 오른 것처럼 전셋값 상승세가 외곽 지역 전세와 집값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올가을도 수도권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첫째주(4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전셋값은 0.24% 상승해 전주(0.21%)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전셋값은 추석 이후 2주 연속 상승 폭이 줄었지만, 본격적으로 장이 열리기 시작하면서 다시 상승 폭이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경기도(0.24→0.28%), 인천(0.27→0.30%)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
문제는 당분간은 전셋값 상승세가 쉽사리 잡히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부동산R114는 “정부의 매입임대와 건설임대 등의 공공임대 확대 정책에 더해 기존 주택시장에서 전월세 물건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정책의 추진도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