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감격과 체험으로만 믿었던 신앙… 회개하고 부활과 사랑의 증인 돼

입력 2021-10-11 03:08

모태신앙으로 자란 나는 교회에서 선포되는 성경 말씀과 하나님에 대한 모든 것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정말 하나님은 살아 계신가? 예수님이 왜 하나님이신가?’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답을 찾겠다며 많은 집회나 부흥회에 참가했지만, 그때 받은 감격은 이내 식곤 했다. 영적 답답함에 하나님을 만나겠다고 목놓아 울며 3일간 금식기도까지 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잠시 창조과학에 관심을 가진 적도 있었지만 ‘33세에 십자가에 달려 죽은 이스라엘 청년 예수가 왜 하나님일까?’하는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그때마다 ‘아니야! 보지 않고 믿는 거잖아. 의심하지 마’ 하며 의심들을 눌렀다. 고3까지 중고등부 찬양팀 리더에 매일 큐티를 하고, 성경과 순교자들에 관한 신앙 서적을 읽으며 예수님을 위해 죽을 수 있는 순교 신앙에 이르렀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훌륭한 의사가 되어 주의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기도했는데, 그런 내 신앙도 최악의 수능 성적표를 받으며 한순간에 무너졌다. ‘열심히 하나님을 섬기며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하나님이 내 뒤통수를 ‘옜다, 맞아라’ 하며 탕 때리시는 것 같았다.

의대의 꿈을 접고 교대에 진학해 춘천한마음교회에 오면서 내 신앙의 현주소가 드러났다. 사도행전 17장의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것으로 모든 사람에게 믿을만한 증거를 주셨다’는 말씀에 큰 충격을 받았다. 나는 ‘하나님의 증거’가 아닌 내 감격과 체험 등 ‘사람의 증거’로 믿었음을 알았다. 하나님께서는 구약성경 예언대로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셔서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3일 만에 부활하셔서 그 예언을 이루셨다. 죽음을 이기는 부활은 기독교의 핵심교리 중 하나 정도가 아니라 전능자께서 이 지구 위에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신 사건이고, 인류 역사에 발 도장을 찍고 가신 확실한 증거였다.

머리에만 있던 부활이 가슴에서 실제가 되는 순간, 살아계신 하나님 앞에 내가 어떤 죄인인지 딱 보였다. ‘하나님, 당신이 내 인생에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예요.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할게요. 내 돈 내 거구요, 내 시간, 내 인생 내 거예요’ 하며 입으로만 ‘주여, 주여’ 했던 자가 바로 나였다. 예수님의 손을 잡아끌면서 ‘왜 따라와 주지 않느냐’고 할퀴고 발악하는 마귀 같은 자였다. 그때 예수님은 로마서 14장 9절 말씀으로 ‘내가 너의 주인이 되기 위해 죽었고 너를 위해 부활했다. 내가 부활했다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으냐. 이제 내가 네 인생의 주인으로 들어가도 되겠느냐’며 물으셨다. 나는 온 마음을 찢으며 내가 주인 된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셨다.

그때부터 대학캠퍼스와 버스, 지하철, 길거리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하기 시작했고, 대학 졸업 후 시골 초등학교에 발령받아 아이들을 가르치며 복음으로 양육했다. 나는 사랑으로 복음을 전한 것밖에 없는데, 하나님께서는 천하보다 귀한 아이들을 예수님의 자녀들로 변화시키셨다. 선생님이 엄마였으면 좋겠다고, 선생님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다고, 선생님이 없었다면 자신은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하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

작년엔 결혼하고 집 근처로 발령을 받았다. 날마다 남편과 함께 지역 대학생들을 만나 말씀으로 양육하고 있다. 주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귀한 가정을 세워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오늘도 내가 있는 자리에서 부활과 사랑의 증인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서수지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