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화학상은 비대칭 유기촉매 도구를 개발해 의약품 연구에 혁신을 가져온 동갑내기 과학자 2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각) ‘2021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독일의 벤자민 리스트(53)와 미국의 데이비드 맥밀런(53)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두 과학자는 금속과 효소 외에 세 번째 형태의 촉매인 비대칭 유기촉매를 독립적으로 개발했다”며 “신약부터 태양 전지의 빛을 포착할 수 있는 분자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보다 효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하고 화학을 더 친환경적으로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리스트와 맥밀란은 1968년생 동갑내기로 2000년대 초반 비대칭 유기촉매 반응 연구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를 냈다. 리스트는 1997년 괴테대에서 박사를 취득한 후 현재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맥밀란은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박사를 취득했으며 현재 프린스턴대 화학과 교수로 활동 중이다.
촉매는 어떤 물질이든 반응을 끌어내는 성질을 갖고 있어 화학자에게는 기본 도구다. 오랜기간 금속·효소 등 2가지 유형의 촉매만 사용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리스트와 맥밀란이 작은 유기 분자를 이용해 ‘제3의 촉매’로 불리는 비대칭 유기촉매 도구를 개발했다.
배한용 성균관대 교수는 “두 연구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비대칭 유기촉매를 개발했지만 공동연구를 한 건 아니다”라며 “경쟁적으로 관련 연구를 많이 진행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또 “비대칭 유기촉매는 항우울증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등 의약품은 물론 천연물, 향수 원료 물질을 합성할 때도 중요하게 쓰인다”고 덧붙였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