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6일 화상으로 개최한 주일대사관 국정감사에선 강창일 주일 대사의 ‘자질’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강 대사가 지난 1월 부임 이후 10개월 동안 일본 총리와 외무상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것을 두고서다. 감사 내내 양측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며 ‘한·일 관계 책임론’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은 강 대사가 부임 이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및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을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다며 대사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강 대사의 “(부임 직전보다) 양국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대답에 “주일 한국대사가 일본 총리와 외무상을 만나지 못한 것은 처음”이라며 “실적이 안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대사는 잔뜩 노기 띤 목소리로 “현재 한·일 간 갈등은 대사 한 사람의 힘으로 풀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총리와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고,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추가질의에서도 공방은 계속 이어졌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은 “일본 정부가 주일 대사를 의도적으로 기피하고 있다”면서 “주일 대사 임명이 ‘적재적소’ 인사는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진 의원도 “모테기 외무상이 바빠서 못 만날 정도로 주일 한국대사의 지위가 바닥으로 갔다”며 공세를 펼쳤다.
강 대사는 야권의 공세에 화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인사 평가는) 의원 개인의 생각”이라면서도 “모테기 외무상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전화한 뒤 3개월 동안 회신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일 관계가 무너진 원인은 일본의 과거사 문제뿐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는 등 여러 이슈가 쌓인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도 “강 대사는 적재적소 인물이고 훌륭한 분”이라며 강 대사를 엄호했다.
이밖에도 이날 질의에서는 강 대사가 국회의원 신분이던 2011년 일본과 러시아의 영토분쟁 지역에 방문해 한·러 관계에 악영향을 줬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 대사는 “방문은 문제가 될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