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못 만나”주일대사 질타… 강 대사 “한·일 갈등 혼자 풀 수 없다”

입력 2021-10-07 04:02
화상 방식으로 6일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일대사관·주중대사관 국정감사에서 강창일(왼쪽) 주일 대사와 장하성 주중 대사가 각각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6일 화상으로 개최한 주일대사관 국정감사에선 강창일 주일 대사의 ‘자질’을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강 대사가 지난 1월 부임 이후 10개월 동안 일본 총리와 외무상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것을 두고서다. 감사 내내 양측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며 ‘한·일 관계 책임론’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은 강 대사가 부임 이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및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을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다며 대사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강 대사의 “(부임 직전보다) 양국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대답에 “주일 한국대사가 일본 총리와 외무상을 만나지 못한 것은 처음”이라며 “실적이 안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대사는 잔뜩 노기 띤 목소리로 “현재 한·일 간 갈등은 대사 한 사람의 힘으로 풀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총리와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고,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추가질의에서도 공방은 계속 이어졌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은 “일본 정부가 주일 대사를 의도적으로 기피하고 있다”면서 “주일 대사 임명이 ‘적재적소’ 인사는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진 의원도 “모테기 외무상이 바빠서 못 만날 정도로 주일 한국대사의 지위가 바닥으로 갔다”며 공세를 펼쳤다.

강 대사는 야권의 공세에 화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인사 평가는) 의원 개인의 생각”이라면서도 “모테기 외무상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전화한 뒤 3개월 동안 회신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일 관계가 무너진 원인은 일본의 과거사 문제뿐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하는 등 여러 이슈가 쌓인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도 “강 대사는 적재적소 인물이고 훌륭한 분”이라며 강 대사를 엄호했다.

이밖에도 이날 질의에서는 강 대사가 국회의원 신분이던 2011년 일본과 러시아의 영토분쟁 지역에 방문해 한·러 관계에 악영향을 줬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 대사는 “방문은 문제가 될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